청주시 年 100건 `민원 핑퐁' 없앤다
청주시 年 100건 `민원 핑퐁' 없앤다
  • 하성진 기자
  • 승인 2019.03.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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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부서 아닌데요” … 떠넘기기에 민원인만 골탕
한범덕 시장, 부서간 소통·협의시스템 마련 강조

#1. “강아지 분변 냄새 때문에 못 살겠어요.”

청주시에 들어온 민원이다. 내용을 검토한 시는 이 민원을 환경위생 파트로 배정했다. 간단한 사안인 터라 빠른 처리를 예상했지만, 의외로 길어졌다.

가축 관련 내용으로 판단, 민원을 축산 부서로 넘긴 까닭이다. 민원인의 재촉이 이어졌고, 시는 재검토를 거쳐 처음 배정한 환경위생 쪽에서 업무를 처리하도록 `교통정리'를 했다.

#2. “무심천에 드론비행장을 설치해주세요.”

4차산업을 대표하는 드론의 시대를 맞아 시민이라면 충분히 요구할 수 있는 사안이다.

어느 부서에서 담당해야 할까? 업무분장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시로서는 고민이다.

드론산업 육성과 관련됐기에 4차산업 부서일 수도, 무심천 관련 민원이기에 하천관리 파트일 수도 있다.

관광·레저 쪽과도 연관이 있기에 관광부서 배정도 가능하다. 하지만 관련 부서 가운데 선뜻 나서서 민원을 처리하겠다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민원인으로서는 처리 기간 지연, 명확한 답변 회피 등으로 청주시정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이런 업무처리가 청주시에 연간 100건이 넘는다.

부서끼리 서로 업무를 떠넘기다 보니 민원인만 골탕먹기가 일쑤다.

이런 민원이 앞으로 청주시에서는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소관부서가 명확하지 않을 때 미루거나 협의가 안돼 이리저리 떠밀리는 업무를 없애겠다고 한범덕 청주시장이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한 시장은 11일 시청 소회의실에서 열린 주간업무 보고회에서 “지난 2년간 핑퐁한 민원사무가 200건이 넘었다”며 “부서 간 흉금을 터놓고 협의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85만 대시민 서비스가 진일보하도록 하라”고 말했다.

업무가 얽힌 민원을 놓고 관련 부서들이 서로 일을 떠넘기는 `핑퐁 현상'을 없애라는 주문이다.

한 시장은 이를 위해 부서 간 원활한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도시공원 민관 거버넌스를 예로 들며 “민관 거버넌스 협의가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내부적으로 협의하는 체제가 된 후에 외부적으로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결국, 직원끼리는 물론 부서들도 협의하고 협조하는 자세를 갖추면 `핑퐁 현상'도 자연스레 없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한 시장의 소통·협력 강조는 신년사에도 강조된바 있다.

그는 신년사에서 “단절과 통제 중심의 기존 사무 공간을 열린 공간으로 변화해 융합과 소통의 새로운 시대를 이끌겠다”며 “칸막이를 없애고 창의와 재미가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 본관 3층은 직원들의 사고와 조직문화를 바꾸고 청주의 미래를 밝혀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일환으로 시는 사무실 벽과 칸막이를 허물고 공간혁신에 나섰다.

단절과 통제 중심의 기존 사무공간 대신 소통과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공유공간으로 변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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