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의 반격
아날로그의 반격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9.03.05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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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김금란 부국장
김금란 부국장

 

빠르고 편한 세상이다.

기계가 발달할수록 사람의 몸은 편하다. 그런데 마음은 불편하다.

인공지능(AI)으로 몸이 편할 줄 알았는데 되려 우리는 두려워한다.

청년들이 선망하는 아나운서라는 직종까지 인공지능이 등장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4일 사람의 표정과 몸짓까지 모방한 인공지능(AI) 합성 여성앵커를 데뷔시켰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AI 앵커 신샤오멍은 지난 3일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 이벤트인 `양회' 대표단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에 도착한 소식을 전했다. 신화통신이 공개한 1분짜리 영상에서 신샤오멍은 입 모양도 어색하지 않고 뉴스를 전달할 때 고개의 움직임과 눈 깜박임도 자연스러웠다. 신샤오멍은 단발머리에 분홍색 블라우스를 입고 귀걸이까지 착용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AI 앵커는 신화통신의 실제 뉴스 앵커인 취멍을 모델로 했으며 신화통신과 검색 포털 써우거우가 공동 개발했다.

신화통신은 지난해 11월 저장성에서 열린 세계인터넷대회에서 세계 최초로 `AI 합성 아나운서'를 발표했다. 당시 공개된 아나운서는 남성이었다.

바리스타가 없는 카페도 생겼다. 물론 커피는 인공지능 로봇 바리스타가 만든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켓 스트리트 인근 `카페 X'에는 바리스타와 주문받는 직원이 없다.

이곳에는 로봇 서버와 4대의 주문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가 있다. 이곳에는 주문 방법을 알려주는 전담 직원 1명뿐이다. 카페를 이용하는 손님은 스마트폰에서 전용 앱을 켜고 자신과 가까운 지점의 카페 X를 선택해 원하는 커피를 주문하면 된다. 아메리카노, 카푸치노 등 커피 종류를 정하고, 어느 콩을 사용할지, 신맛과 쓴맛은 어느 정도인지 등 개인 취향에 맞게 주문을 마치면 매장의 로봇 바리스타는 커피를 내린다. 매장 전광판에 주문자의 이름과 숫자코드 표시되면 고객은 주문한 커피를 가져오면 된다.

대형 마트에도 고객은 있는데 직원은 없다. 인공지능이 결합한 최첨단 시스템 덕분이다.

미국 포스트 스트리트의 아마존 고 매장 역시 물건을 살 사람은 있는 데 직원은 거의 없다. 단지 매장 이용법을 안내하는 직원 2~3명만 배치된다. 손님은 이곳에서 아마존 고 앱을 깔고 자신의 신용카드만 등록하면 끝이다. 물건엔 바코드도 없다. 물건을 들고 나오면 매장 천정에 수백대의 센서와 카메라가 고객의 동작을 인지해 신용카드 결제를 한다.

인공지능 앵커로 인해 방송사는 수천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필기시험을 치르거나 면접을 볼 필요도 없다. 지원자들은 로봇앵커로 인해 새벽부터 학원을 다닐 필요도 없다. 다만 방송국 입사의 꿈을 포기해야 한다.

로봇 바리스타가 타주는 커피를 마시고, 말섞을 직원 없이 쇼핑하고, 로봇이 전하는 뉴스를 듣는 것이 우리가 꿈꾸는 사회 세상일까?

아날로그의 반격인지 디지털에 익숙한 10~20대 젊은 층이 요즘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풍기는 뉴트로에 열광하고 있다.

새로움(new)에 복고(Retro)를 더해 트렌드에 맞춰 그때 그 시절의 감성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뉴트로 열풍에 LP 판을 생산했던 국내 레코드판 생산공장이 다시 문을 열었다. 한옥을 개조한 찻집은 다방이라는 이름으로 젊은 층의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디지털의 공격이 강할수록 세상은 더욱 각박해 질 것이다. 아날로그의 반격이 반가운 이유는 옛날 추억으로부터 따뜻한 위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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