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의존도 낮추고 신산업 육성해야 한다
반도체 의존도 낮추고 신산업 육성해야 한다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9.02.24 2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이형모 취재총괄팀장(부국장)
이형모 취재총괄팀장(부국장)

 

SK하이닉스는 120조원을 투자해 조성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경기도 용인을 결정했다. 후보지 검토 사실이 알려지고 2개월 만에 속전속결로 후보지를 확정한 것이다. 정부와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SK하이닉스는 청주사업장에도 추가 투자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가동한 M15공장의 생산능력 확대를 포함해 향후 10년간 35조원 규모다. 당초 20조원 투자계획에서 15조원이 늘어나 충북에는 결코 나쁜 결과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이미 투자한 15조원과 함께 총 50조원을 청주에 투자하는 셈이 된다. 후보지 결정을 발표하면서 청주 추가 투자까지 포함한 것은 충북도의 전략적 대응이 주효했다.

산업부가 처음부터 대통령 업무보고 자료에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용인을 검토 중이라고 한 것은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 침체한 경기를 살려보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SK하이닉스는 수도권 입지의 효과를 최대한 얻기 위한 측면이 강했다. SK하이닉스로서는 수도권규제라는 방패를 뚫은 셈이 된다.

용인 입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충북도가 청주를 낸드플레시 중심으로 추가 투자를 요구한 것은 적절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다만 30년 넘게 수도권 집중을 막아온 수도권규제 완화가 무력화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수도권 규제 시책은 수도권으로 집중 억제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정부가 30년 넘게 추진해 온 국가의 핵심적인 정책수단이다. 최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수도권 규제시책에 대한 무분별한 비판과 규제 완화 요구가 증대되고 있으나 합리적이고 실증적인 근거 없이 확대·재생산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

수도권 규제 비판론의 요지를 하나하나 살펴보면 객관성을 무시한 채 일부 지역이나 기업집단의 단기적인 이해를 대변하는 데만 치중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충북은 이번 SK하이닉스 투자유치 성공에 도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지난해 충북 무역은 반도체 영향으로 대규모 흑자 행진을 이어가긴 했지만 지역·산업별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165억5700만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해 2009년 이후 10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SK하이닉스 공장이 있는 청주시가 148억400만 달러로 전체 흑자의 89.4%를 차지한 것은 우울한 지표다. 반도체가 수출 흑자에 효자 노릇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반도체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개선해야 한다. 반도체 경기는 지난해 4분기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3.4%가 급감했다. 또한 끝나지 않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과 영국의 브렉시트 논란, 중국의 경기위축 등 외부요인들도 충북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반도체 경기에 따라 충북 경제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산업구조를 다변화해 기반을 튼튼히 다져야 충북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충북이 신 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산업 중 바이오와 화장품 외에는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신산업 발굴과 육성이 급한 시점이다. 세계경제의 변화와 흐름에 맞는 새로운 산업을 찾고 육성해야 기업들의 투자와 경제활성화를 촉발시키는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충북도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