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북동토성 정월대보름축제 … 시늉만 낸 전통체험
정북동토성 정월대보름축제 … 시늉만 낸 전통체험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9.02.17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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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연 시연 전무 … 참가자들엔 일회성 연 제공
부럼 깨물기도 종이박스 안에 땅콩만 덩그러니
“세시풍속·역사적 의미 살리는 방안 검토돼야”
지난 16일 정북동토성에서 정월대보름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연날리기 체험을 하고 있다. /연지민기자
지난 16일 정북동토성에서 정월대보름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연날리기 체험을 하고 있다. /연지민기자

 

충북도내 지자체마다 구제역 확산 방지차원에서 정월대보름 행사가 취소된 가운데 지난 16일 청주 정북동토성에서 정월대보름축제가 열렸다.

`정북동토성 정월 대보름축제'란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문화재를 활용한 생생문화재 사업의 일환으로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개최됐다. 이날은 한해의 액을 날리고 마을의 안녕과 건강을 기원하는 정월대보름 행사의 의미를 담아 연날리기와 달집태우기, 부럼 깨물기,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신선주 및 활쏘기 체험과 국악·풍물 공연 등이 펼쳐졌다. 하지만 행사의 취지를 살리기에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참가자 이모씨는 “모처럼 정월대보름날 행사가 열린다고 해서 정북동토성을 찾았는데 이날 행사는 연날리기가 전부일 정도로 특별한 체험장이 되지 못했다”면서 “참가자들이 많다 보니 문방구에서 손쉽게 살 수 있는 연을 나눠주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최소한 옛 세시풍속의 느낌만이라도 살리는 방식으로 행사를 치렀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행사장에는 주말나들이를 겸한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눈에 많이 띄었지만 전통민속체험을 기대했던 참가들은 실망을 나타내기도 했다. 연날리기는 한국의 전통연은 시연조차 구경할 수 없었고 부럼 깨물기도 종이박스 안에 땅콩을 담아 넣고 참가자가 알아서 체험하도록 하는 등 미비한 행사 준비를 드러냈다. 또 연날리기에는 중국식 화려한 무늬의 연과 이벤트 형식으로 제작된 연으로 채워졌으며 참가자들에게는 일회성 연을 제공해 행사를 위한 행사로 그쳤다는 평가다.

가족들과 행사장을 찾은 주부 신모씨는 “갈수록 아이들에게 우리나라 옛 민속문화를 알려주기가 어려워졌다”며 “그런 의미에서 정월대보름행사장도 기대를 하고 왔는데 연날리기와 소원 소지쓰기 외에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왕 행사를 할 거면 널띄기나 윷놀이, 줄넘기 등 우리 민속놀이도 준비해 참가자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정월대보름의 의미도 살리고 정북동토성의 역사적 의미도 살리는 방안으로 기획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지민기자
yea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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