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설 밥상머리 화두는 `경제'
충북지역 설 밥상머리 화두는 `경제'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9.02.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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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직장인 “월급만 제자리 … 자녀 키우기 버겁다”
취준생 “불투명한 미래 한걱정” 청년실업문제 토로
충주 발생 구제역·정계개편·예타 면제사업도 관심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설 밥상머리 민심은 경제 문제로 요약됐다. 설 명절 직전에 충주에서 발생한 구제역도 핫이슈였다. 정계개편과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사업도 화두로 떠올랐다.

고향인 청주를 방문해 차례를 지낸 후 5일 귀경길에 오른 이모씨(48·경기도 화성시)는 “연초가 되면 지출을 따져보지 않을 수 없는데 매년 전년도보다 어려워질 것 같다는 걱정을 반복하고 있다”며 “초등학생 막둥이와 중학생 두 명을 합해 딸 셋을 키우는 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물가는 오르는데 내 월급만 제자리걸음이라는 우스갯소리처럼 그저 숨만 쉬고 산다”며 “적어도 출산장려정책을 펴고 있는 국가라면 아이들 교육비 정도는 책임져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고충을 토로했다.

직장이 문을 닫는 바람에 원치 않게 3개월을 쉴 수밖에 없었다는 컴퓨터공학과 출신 프로그래머 노모씨(42·강원도 원주시)는 “20대 후반부터 회사 전산망을 구축해주는 일을 해왔는데 장기 불황으로 지난해 말 회사가 문을 닫았다”며 “겨우 새 일자리를 구해 명절 후 출근을 하게 됐는데 얼마나 오래 다닐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육류 유통업에 종사하는 손모씨(45·청주시)는 “장기불황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일거리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며 “동종업계 상황을 살펴봐도 규모가 큰 업체 한두 곳을 제외하곤 모두 당장 가게 문을 닫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달 수도권 소재 전문대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취업에 실패한 황모씨(여·22)는 “실내 인테리어를 전공했는데 취업할 곳을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사이버대학에 편입했다”며 “친구들 중 축하를 받을 만큼의 회사에 취업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고, 다들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고 청년실업문제를 토로했다.

충북도내 북부권 대부분의 축산농가는 구제역 방역작업에 매달리느라 제대로 된 명절을 보내지 못했다.

제천시 금성면에서 한우를 기르는 박진규씨(48)는 “수도권 형님댁에서 차례를 지내고 고향 집에 성묘하러 왔어야 하는데 가지도 오지도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충주한우협회 이상배 회장은 “설 명절을 앞두고 터진 구제역 때문에 지역 축산농가는 물론 농촌 전체가 침통한 분위기였다”며 “축산농가 방문 자제를 독려하고 방역에 힘쓰면서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먹고사는 문제가 주를 이룬 가운데 정계개편문제와 예타 면제가 지역에 미칠 영향을 가늠해보는 주제도 설 밥상머리에 올랐다.

설날 당일 저녁 청주에서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난 임모씨(49·청주시 모충동)는 “먹고사는 문제로 시작한 술자리가 끝날 때쯤 되니 자연스럽게 정치문제로 연결됐다”며 “주로 내년 총선을 전망하는 얘기였지만, 거대 정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현행 선거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말했다.

정부의 예타 면제 사업에 포함된 충북선 고속화에 대해서도 대화가 오갔다고 했다.

그는 “충북선이 고속화되면 어떻게 좋아질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이 같았다”며 “충북도민들도 이제 철도 혜택을 제대로 보고 살 날이 올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석재동기자
tjrthf0@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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