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4개 시내버스 노조 `무료 환승' 거부
청주 4개 시내버스 노조 `무료 환승' 거부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8.11.13 2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1일부터 환승·다음달 1일부터 구간요금 징수 통보
일방적 부과 방침에 시민 불안 … 청와대 국민청원 글도
시, 안내문 제거 요구 … 불법 실력행사땐 형사고발 대응
첨부용. 충북 청주지역 4개 버스업체와 노동조합이 이달 21일부터 환승을 거부하고 구간요금을 받기로 하자 이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시작됐다. 2018.11.13.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첨부용. 충북 청주지역 4개 버스업체와 노동조합이 이달 21일부터 환승을 거부하고 구간요금을 받기로 하자 이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시작됐다. 2018.11.13.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청주지역 일부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시민을 볼모로 보조금을 지원하는 청주시와 일전을 선언하는 일이 벌어졌다. 노조가 시의 재정지원 축소를 이유로 무료 운영중인 버스 환승요금과 구간요금을 다시 징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영문도 모르는 시민들은 노조의 일방적인 요금부과방침에 불안해 하면서 노조의 일방적인 실력행사를 비토하고 나섰다.

13일 청주시 등에 따르면 한국노총 소속 청주지역 4개 시내버스 업체 노조인 동일운수지부와 청주교통지부, 청신운수지부, 한성운수지부는 지난 6일 시에 단일요금·환승폐지 구간요금징수운행을 통보했다.

내용은 오는 21일부터 환승요금을 받고 다음달 1일부터는 구간요금까지 따로 징수하겠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 같은 내용을 운행 중인 버스 곳곳에 일방적으로 부착하고 시를 압박하고 나섰다.

노조는 시에서 승객 감소 등을 이유로 2013년 요금 단일화와 무료 환승 협약에 따른 재정지원금을 3년 전보다 21억원 이상 감액한 것을 파행 운행의 이유로 들고 있다.

파행운행을 선언한 업체의 버스는 청신운수 68대, 동일운수 73대, 청주교통 62대, 한성운수 60대 등 모두 263대로 전체 시내버스 437대의 64%에 해당한다. 여기에 동참하지 않은 우진교통은 117대, 동양교통은 56대를 운행 중이다.

시가 지급한 재정 지원금은 2017년 193억원(요금단일화 손실금 88억원, 무료 환승보조금 105억원)이었으나, 지속적인 승객 감소에 따라 올해 171억원(73억원, 98억원), 내년 172억원(74억원, 98억원) 등으로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노조는 “최근 3년 동안 추정 용역에 의한 재정지원감액 태도는 시의 무책임한 작태”라며 “단일화요금제가 시민 편의와 운수노동자의 근로조건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탑승한 버스에서 느닷없이 환승요금 징수사실을 확인한 시민들은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용암동에 거주하는 주부 엄모씨는 “시든 언론이든 어디에서도 환승요금 징수 내용을 접하지 못했는데 어제 탑승한 버스에서 당장 9일 후부터 요금을 징수하겠다는 안내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환승요금이 부과되면 당장 시민들의 버스요금 부담이 2배 가량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어 버스는 더 이상 대중교통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청주에 사는 한 학생은 12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란에 `청주시 버스 환승폐지와 구간요금징수를 취소해 주세요'란 제목으로 국민청원을 냈다. 13일 오후 6시 현재 이 국민청원에는 200명이상이 참여했다.

이 학생은 청원 글에서 “환승 자체를 사라지게 하면 버스를 자주 애용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학생들은 한 달 버스비가 약 4만~5만원입니다. 환승을 하거나 거리가 먼 학생들은 여기서 요금을 더 내야 하나요”라며 환승요금 징수에 반발했다.

시는 이 문제에 대한 공식적인 문제 제기가 없던 상황에서 회사측도 아닌 노조에서 일방적으로 행동에 나서자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업체에 안내문 제거를 요구하면서 노조에서 환승요금 징수 등 불법 실력행사에 나설 경우 형사고발 등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석재동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