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탐방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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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7.03.1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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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수양개 선사유물 전시관

조상 숨결 밴 70만년전 돌기구들 총망라

소 개

▲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전경.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은 우리나라와 세계의 구석기유적 분포를 실시해 단양관내의 타 구석기 유적의 안내(금굴유적, 상시바위 그늘유적,구낭굴유적)와 수양개유적의 생성 및 발굴된 유물안내, 석기제작소의 안내, 석기의 제작기술 등 안내 등 원삼국시대에까지 발굴된 유물을 전시해 놓았다. 그 중 수양개유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구석기시대의 유물로 평가되고 있으며, 현재 수양개 선사유적 전시관에 옮겨져 있는 출토유물들은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고, 당시의 생활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인류의 역사를 말할 때 우리는 흔히 선사(先史)시대와 역사(歷史)시대로 구분한다. 기록 이전의 시대를 선사로. 기록된 시대를 역사로 나누고 각 시대 속에서 문화층에 따라 또는 국가의 흥망성쇠에 따라 시대를 구분하고 있다. 선사와 역사의 거대한 획을 문자 기록에 두고 최초의 문자 기록이 약 5000년 전에 이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류의 출현시기인 70만년 전부터 약 5000년 전까지의 장구한 시기를 선사시대라 할 수 있다. 가늠할 수 없이 먼 시간의 길이를 풀어 놓은 선사시대는 그래서 흔적의 역사이자 발굴의 역사인 셈이다. 이 거대한 베일 속에서 인류의 새벽을 시작한 사람들은 누구였으며.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았을까 그 단초로 구석기인들이 살았던 흔적이 발굴된 단양의 수양개 유적지로 과거 여행을 떠나보자. 수양개 유적지는 단양군 적성면 애곡리 수양개의 강가 단구에 있으며. 수양버들이 강가에 심어져 있어 붙여진 이름이 수양개이다. 지금은 강바닥을 드러내며 바람에도 쓸쓸함이 묻어나는 이곳이 먼. 아주 먼 시간의 궤적 속에서 구석기인들이 문화를 꽃피운 삶터인 셈이다. 동굴에서 들녘으로 진출할 만큼 구석기인들이 힘을 기른 증거이기도 한 한데유적 수양개. 도심에서 한참을 벗어나 있어 과연 문명의 발상지였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세계적인 문명의 발상지가 강을 끼고 세워졌음을 상기한다면 구석기인들이 살다간 수양개 역시 문명의 발상지로써 가슴에 와 닿는다. 주먹토끼 등 3만여 유물 출토 ▲ 중국과 일본 등 문화 확산과 전파과정을 밝히는데 중요한 자료인 슴베찌르개.

남한강 물줄기가 커다랗게 굽이쳐 흐르는 이곳이 사람들의 시선을 받게 된 것은 지난 1983년에 시작된 충주댐 수몰지역 문화유적 발굴조사에서 구석기 문화층이 확인되면서부터다. 5차에 거쳐 발굴이 이루어진 수양개 유적에서는 주먹도끼와 찍개. 좀돌날 몸돌과 슴베찌르개 등 3만여점의 유물과 석기제작소 50여곳이 확인되었고. 이를 근거로 주변지역을 3개지구로 나눠 2001년까지 구석기문화에 대한 집중 발굴 조사가 이루어졌다.

가장 먼저 실시한 1지구에서는 중기와 후기 구석기 문화층이 확인되었는데. 중기 구석기 문화층으로 찍개. 찌르개. 주먹대패 등의 몸돌석기와 주먹도끼. 슴베찌르개. 간돌도끼 등 정형화된 석기의 모습을 보이는 후기 구석기 유물이 출토되었다. 특히 슴베찌르개와 좀돌날 몸돌은 후기 구석기의 특징적 유물로 슴베찌르개는 일본 큐수지방 출토유물과 흡사할 뿐만 아니라 일정 범위지역에서 집중 출토되고 있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좀돌날 몸돌은 제작수법에 따라 문화권을 달리해 나타나고 있어 중국과 일본 등 동북아시아의 후기 구석기문화의 전파 경로를 밝혀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 수양개 유적지에서 발굴된 구석기인들의 유물 3만여점이 전시되어 있다. 이외에도 후기 구석기시대 사람들의 사냥대상물에 관한 풍요기원이나 주술적 의미를 담은 예술품으로 소 정강이뼈에 새겨진 물고기 모양이 발견되어 당시 문화를 복원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 1지구에 이어 1996년에 실시한 2지구 발굴 조사에서는 원삼국시대의 대규모 집터가 확인되었고. 3지구에서는 주먹대패. 몸돌과 같은 전기 구석기 유물과 찍개. 밀개. 긁개 등 후기 구석기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이로써 수양개 유적지는 하나의 문화층만 형성되고 단절된 곳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삶이 이어지며 다양한 문화층을 형성해 왔음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선사와 역사시대를 하나로 잇는 인류 삶의 현장이다. 세계적인 구석기 유적지 수양개에서 출토된 유물은 현재 수양개선사유물 전시관에 전시되고 있다. 남한강 물줄기를 바라보며 수양개 3지구 지역에 세워진 전시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건립되었으며. 석기를 만드는 모습을 재현한 수양개사람 조형물이 앞마당에 앉아 있다. 구석기 시대 생활상 재현 등 전시관은 3개의 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야외전시장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중기구석기시대부터 원삼국시대까지의 문화층에서 발굴된 유물과 정리·연구된 자료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1전시실은 '태고의 숨결'을 주제로 구석기 시대 생활상을 재현한 모습과 수양개 유적 외에 단양 금굴 유적. 단양 구낭굴 유적 등 구석기시대를 엿볼 수 있는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단양의 동굴유적과 한데유적에서 출토된 구석기 유물의 방대함을 확인할 수 있다. 2전시실 '성장의 터전'은 중기구석기부터 후기 구석기까지의 구석기문화를 보여준다. 석기제작 과정과 수양개 유적 발굴모습. 그리고 구석기문화의 전파 경로를 해석하는 단서 유물인 슴베찌르개와 좀돌날 몸돌을 전시하고 있다. 3전시실 '번영의 자취'코너에는 수양개 2지구에서 발굴된 원삼국시대의 유적인 집터를 축소 전시하고 있으며. 토기와 철기를 비롯한 유물을 만날 수 있다. 2층 영상관에서는 수양개 유물 발굴과정과 구석기·토기문화층 영상물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선사시대의 이해를 돕고 있다. 마지막 야외전시장은 수양개 유적지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테크와 탐방로 설치를 계획하고 있으며. 탐방객을 위한 구석기 체험행사를 계획 중이다. ▲ 수양개발굴 조사가 실시되었던 현장 모습.

한국의 구석기문화의 귀중한 현장 탐방을 마치며 전시관 앞에 있는 수양개 마른 물길에 눈길이 닿았다. 문화를 꽃피운 시간은 흘러갔지만. 유구한 시간이 켜켜이 쌓여가는 지층처럼 우리가 알지 못하는 먼 옛날. 한때 누군가가 이곳을 밟고 지났을 것이고. 누군가가 강물에 깃들여 한생을 유지했을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가 마른 물길의 쓸쓸함을 가슴에 담고 살아갈 것이다. 이 보이지 않는 흔적들은 찾아 과거로 떠나온 여행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으려는지 잠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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