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치 않는 것을 피할 수 있는 권리
원치 않는 것을 피할 수 있는 권리
  • 이수경 충청대 패션디자인과 교수·이미지소통전략가
  • 승인 2018.11.0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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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수경 충청대 패션디자인과 교수·이미지소통전략가
이수경 충청대 패션디자인과 교수·이미지소통전략가

 

아침에 눈을 떠 창문에 드리워진 커튼을 젖힐 때면 안개인지, 아직 밤이 걷히지 않음인지 모를 정도로 짙게 드리운 미세먼지로 인해 뿌연 시야만큼이나 사람들의 기분도, 건강도 주의경보를 울린다.
요즘 이슈의 반을 채우는 이야기들이 지구의 곳곳에서 들려오는 기상이변으로 인한 재해인 것을 보면 세상에 어느 곳 하나 안전할 거라고 마음 턱 놓고 쉴 수 없음이 안타깝고, 무방비상태의 완전노출이어도 마음 푹 놓을 수 있는 안식처가 없다는, 소소하거나 큰 두려움에 항상 무언가에 ?기는 듯, 마음도 몸도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가늠하지 못한 채 허덕거리며 숨만 차기 일쑤이다.
자연이 주는 재해는 인간이 주는 피해보다 더 무방비상태로 노출되지만 다행히 우리에겐 원치 않은 것을 피하거나 막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침묵의 살인자'란 별명의 미세먼지는 호흡기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데 우리의 눈을 자극해 안구표면에 건조증과 염증을 일으키고, 피부 모공을 통해서도 들어와서 피지가 많거나 유분이 많은 화장품을 주로 쓰는 사람에게는 많은 피부트러블을 일으킨다.
요즘같이 일교차가 심하고 환경오염으로 원치 않는 트러블이 많이 생길 때에는 방탄패션 세 가지 아이템으로 나 자신을 보호해보자.
첫 번째는 당연 마스크. 한때 검정색의 롱패딩이 안 입으면 혼자만 유행에 뒤떨어지는 것 같은 패션의 필수아이템으로 여겨졌던 것처럼 요즘 거리 곳곳에선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을 볼 수가 있는데, 일부 패셔니스타들을 시작으로 기능성에 심미성을 겸비한 색색의 마스크들이 각자의 개성을 표현하는데 필수 아이템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두 번째는 안경인데, 대기 중의 미세먼지나 오염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색이 진하지 않은 실내착용 가능한 선글라스, 고글, 보호안경을 늘 쓰고 다니는 것도 도움이 된다. 눈이 정말 예민하고 건조한 사람들이라면 인공눈물로 수시로 세척해주거나, 눈이 가려울 때는 비비지 말고 대신 냉찜질을 하거나 안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모자인데 머릿속으로 파고드는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서 트임이 있는 썬캡을 제외한 스포츠 캡이나 헌팅캡, 비니, 페도라같은 스타일의 모자로 멋스럽게 연출하는 것도 일석이조의 효과를 준다.
여름이 아주 무더웠듯이 이번 겨울도 많이 추울 거란 기상예보가 있다. 악천후나,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제각기 다르겠지만 우리에겐 누구나 원치 않는 것을 피할 수 있는 권리가 있듯이 이쯤이야 하고 그대로 자신을 노출시켜 무방비상태의 재해를 입지 말고 늘 자신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보자.
갑갑해서 장갑을 끼는 것조차 싫어해 거칠어진 손을 열심히 일한 손이라고 자랑스러워하기보다는 가끔 그 손에 향기로운 크림이라도 발라 어루만지면서 귀하게 여길 수 있는 매만짐의 시간도 필요하다.
사람에게서 오는 피해든, 자연의 재해든, 준비해서 내가 원하는 만큼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수 있는 권리 오늘부터 건강한 몸을 위해 나만의 방탄패션을 갖춰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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