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에 발목 잡힌 성장…'소득주도성장' 논쟁 또 불붙나
내수부진에 발목 잡힌 성장…'소득주도성장' 논쟁 또 불붙나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10.25 14: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분기 GDP 성장률 0.6%…올해 2.7% 성장도 불확실
투자 부진 심화로 내수 성장 기여도 6년 만에 '최악'

소득 주도 성장, 내수 좋아져야하는데…지표는 반대

"단기 성장 전략 아냐"…장기 시계로 봐야한다는 주장도



3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6% 성장하는데 그쳤다. 투자부진이 이어지며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급격히 떨어진 여파로 풀이된다.



소득 주도 성장을 통해 내수 부문의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정부 계획과는 달리 내수 부진이 오히려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 대비 0.6% 성장했다.



올해 성장률은 1분기 1.0%로 반짝했으나 2분기 0.6%로 내려앉은 뒤 3분기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3분기까지 누적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5%에 그쳤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 3.0%에서 2.9%로 내려잡았고 지난 18일에는 2.7%로 다시 하향조정했다. 하지만 이같은 전망치도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4분기에 0.82% 이상 성장해야하나 투자 등 경제 여건이 향후에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우려가 높다.



3분기 건설투자는 전분기 대비 6.4% 감소했는데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2분기(-6.5%)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2분기(-2.1%)보다 감소폭이 더욱 확대됐다. 설비 투자 역시 4.7% 감소하면서 2분기(-5.7%)에 이어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투자 감소는 내수 부진으로 이어졌다. 3분기 성장 기여도를 보면 내수는 -1.1%포인트다. 2012년 2분기(-1.1%포인트) 이후 19분기 만에 가장 악화됐다. 더욱이 소비와 투자가 동시에 줄어든 2분기(-0.7%포인트)보다 더욱 나빠져 내수 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수가 어려운 것은 투자지표가 하락한 영향이다"며 "수출이 일부지표를 완화시켜주고 있으나 소비도 좋다고 어렵기 때문에, 투자부진이 경기하강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수지표 악화는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론을 재차 시험대에 올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소득 주도 성장은 가계 지출을 늘려 소비를 활성화하고 시장으로 나온 돈이 다시 투자로 흘러가는 선순환 구조로 이해할 수 있다. 결국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높아져야하지만 최근 지표는 오히려 내수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내수지표 악화가 이어지면 정부 내에서도 소득 주도 성장을 보완하거나 수정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힘을 얻을 전망이다.



성 교수는 "시장에서 기업 환경이 전반적으로 악화됐다고 느끼고 있으며 노동 관련 비용에 충격이 가해져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기 어려워 보인다"며 "노동비용 관련 부분들은 빨리 궤도 수정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책당국이 주장하듯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은 우리경제가 가야하는 방향인 만큼 단기적인 시각보다는 긴 시계로 봐야한다는 반론도 예상된다.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소득 주도 성장의 평가와 향후 방향' 보고서에서 "소득 주도 성장론의 처방은 단기적인 성장전략이 아니다. 그 보다는 공정성을 확보함으로써 시장경제가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기반이 갖춰져야 그 위에서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