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구강액션, 셰익스피어 연극같았다”
황정민 “구강액션, 셰익스피어 연극같았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08.05 2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공작' 한국형 첩보물 … 8일 개봉
실존 인물 안기부 공작원 `박석영' 연기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자괴감마저 들었다. 이번에 바닥을 치면서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됐다.”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 황정민(48)의 고백이다. 영화 `공작'은 그의 연기 인생에 큰 도전이다. 액션신 없이 등장인물들 간의 치열한 논쟁, 심리전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형태의 한국형 첩보물이다. 모든 신이 관객들에게 액션처럼 보여졌으면 좋겠다는 것이 감독의 주문이었다. 우리끼리 `구강 액션'이라고 표현했다. 말을 액션으로 느껴지게 하는 게 너무 어려웠다. 처음엔 배우들이 힘들어서 못 이겨냈다. 서로 힘들다고 속내를 털어놓다보니 똘똘 뭉치게 됐다. 액션 합을 맞추 듯이 여러 번 체크하고 연기하다보니 나아졌다.”

또 “기본적으로 대사 양이 너무 많아 셰익스피어 연극이 생각날 정도였다”며 “연극 대본을 보듯이 시나리오를 봤다. 처음 연기했던 시절을 떠올렸다”고 돌아봤다.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2011), `군도:민란의 시대'(2014) 등을 연출한 윤종빈(39) 감독의 신작이다. 지난 5월19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작품이다.

8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국가안전기획부 소속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간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나만 알고 있는 것을 못 참는다. 광대의 기질인 것 같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헐~'이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관객들도 영화를 보면 나와 똑같은 반응일 것 같다. 1990년대를 살아온 사람인데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모르고 지나간 것 자체가 스스로에게 창피했다. 사람들에게 꼭 알려야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황정민은 안기부 공작원 `박석영'을 연기했다. 북핵 실상 파악을 위해 북의 고위층으로 잠입하라는 지령을 받고, 육군 정보사 소령인 자신의 신분까지 세탁하고 대북 사업가로 완벽하게 위장하는 인물이다.

박석영은 실존 인물 박채서씨를 모델로 한 캐릭터다. 박씨는 2010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위로 기소돼 6년간 옥살이를 하다 2016년 출소했다.

/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