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집값, '거품' 많아…붕괴시 금융불안·경기위축 우려"
"유럽 집값, '거품' 많아…붕괴시 금융불안·경기위축 우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08.05 15: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은, '유로지역 부동산시장의 잠재위험과 정책대응' 보고서
금융위기 이전 최고 수준 상회…1분기 집갑 상승률 4.5%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유로지역 집값이 과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으로 금리가 오르거나 집값 하락 충격이 발생하면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금융불안과 경기위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5일 한국은행의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유로지역의 부동산시장의 잠재위험과 정책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 침체를 겪던 유로지역 집값은 2013년을 기점으로 반등한 뒤 올 1분기 전년동기대비 4.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페인을 제외한 대다수의 유럽연합(EU) 국가의 주택가격은 금융위기 직전 최고 수준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유로지역의 집값이 실물 경기지표 개선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전반적으로 과대평가됐다는 지적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계량분석 결과, 지난해말 기준 유로지역 주택가격은 경제기초여건을 반영한 균형가격보다 약 6%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약 40%를 웃돌았다.



유럽 집값에 거품이 낀 탓에 금리인상이나 집값하락이 발생하면 금융안정과 실물경제를 모두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로지역의 가계부채는 집값 상승에 발맞춰 확대 추세다. 특히 일부 유럽국가의 경우 주택대출 규모가 각국의 경제, 은행자본 규모에 비해 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덴마크의 주택대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6.7%에 달하고 스웨덴(65.8%), 네덜란드(62.4%), 영국(55.3%) 등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향후 금리인상과 주택경기 둔화시 가계부채 상환부담이 늘고 대출담보가치가 하락해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물경제 측면에서도 소비·고용·투자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보고서는 "주택가격 붕괴를 동반한 경기침체는 통상적인 경기침체보다 충격의 강도가 2~3배 크고, 장기간 지속된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분석이 있다"며 "건설부동산 관련업 종사자와 부가가치 비중을 고려할 때 집값 거품 붕괴는 실업률을 약 3% 높일 것으로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만 상업용 부동산은 자금 원천이 대부분 기관투자자나 글로벌 펀드이기 때문에 금융시스템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각국에서는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SRB(유럽시스템리스크위원회)는 유로지역 부동산 시장의 취약성을 점검하고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 등 8개 국가를 요주의 대상국으로 지목한 상태다.



보고서는 "각국의 규제 조치에도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재정위기 취약국인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등 아직까지 부동산 관련대출 규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