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북태평양 고기압에 강한 햇빛…'삼위일체' 포위된 한반도
티베트·북태평양 고기압에 강한 햇빛…'삼위일체' 포위된 한반도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08.01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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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날씨 좌우하는 북태평양 고기압 확장
지구 온난화로 달궈진 티베트 고원서 고기압

북태평양·티베트 고기압 만나며 '열돔' 형성

"상하층 다 뜨거워 구름 안 생기고 비도 안 와"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사람 잡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1일 오후 1시41분께 서울 종로구 송월동 공식관측소의 최고 낮 기온이 38.8도로 1907년 기상청이 서울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더웠다. 한반도 역사에 폭염으로 길이 남은 1994년 7월24일(38.4도) 기록도 갈아치웠다.



이번 역대 최악의 폭염은 티베트 고기압, 북태평양 고기압, 강한 일사(햇빛)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기상 전문가들은 '삼위일체'란 표현을 쓰며 다양한 원인이 함께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김동준 기상청 기후예측과 과장은 "올해 같은 경우 삼위일체가 돼버렸다"며 "상층에선 티베트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덮고 하층에선 동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덮었다. 낮에는 일사까지 더해졌다"고 밝혔다.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기압이 높으면 고기압, 낮으면 저기압으로 부른다. 고기압권은 햇빛이 강하고 덥다.



김 과장은 "티베트 고기압은 인도 북쪽인 티베트에서 발달한다. 보통 중국 남부 정도가 티베트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어가는데, 크게 확장할 경우 우리나라를 덮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티베트 고기압이 맹위를 떨치는 현상은 지구 온난화의 여파라고 보고 있다. 티베트 고원의 평균 해발고도는 4500m다. 지구가 뜨거워지자 이곳의 눈이 녹으면서 햇빛에 직접 노출된 지표면의 기온이 평년보다 상승해 고기압이 발달했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연구과 과장은 "중국 북부와 몽골 남쪽에 있는 티베트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내려왔고 매년 그렇듯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위아래로 고기압이 영향을 주고 있어 지금 한반도에 열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의 여름 날씨를 좌우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한 데다 티베트 고기압도 우리나라를 덮쳤다는 설명이다.



뜨거운 공기가 퍼지면서 비도 감감무소식이다.



이재정 케이웨더 예보팀장은 "일반적으로 소나기는 상층과 하층의 온도 차이 때문에 내린다"며 "그런데 지금은 상하층이 모두 뜨거워 구름이 만들어지지 않아 대기가 더 뜨겁고 비도 내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폭염경보는 세종, 울산,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인천, 서울, 제주, 경남, 경북, 전남, 충북, 충남, 강원도, 서해5도, 경기도, 전북에 발효됐다.



폭염주의보는 제주도 일부 지역, 경북 일부 지역, 흑산도와 홍도, 전남 일부 지역, 강원도 일부 지역에 내려졌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폭염경보의 기준은 35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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