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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잘 쓰게 하는 공약

행복을 여는 창 김현기<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l승인2018.04.16l수정2018.04.1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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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기<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가장 오래된 행복 신화는 `돈'이다. 돈을 더 많이 벌수록 점점 더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이 오래된 믿음 때문에 학교는 긴 시간 동안 돈 잘 버는 방법을 가르쳤다. 사회에서도 돈 잘 버는 사람이 능력 있는 사람이 된다. 정치인들도 하나같이 돈을 더 많이 벌게 해준다고 공약을 내건다.

정말 돈이 많아지면 더 행복해 질까? 연구에 따르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돈은 분명히 행복에 많은 영향을 준다.

특히 절대 빈곤선 아래에 있는 사람들에게 돈은 곧 행복과 비례한다. 가난한 사회나 가난한 사람에게는 돈이 정말 필요하다. 이들에게 돈은 행복과 같다. 그래서 어려운 사람에게는 기도가 아니라 빵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 사회도 이러한 시대가 있었다. 이 시대에는 오로지 하나의 목표만 필요했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이것 외에 나머지 것들은 중요하지 않았다. 인권도 민주주의도 환경도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이 지상 과제였다. 이 때문에 다른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한다고 강요당했고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겼었다. 그리고 이런 희생 덕분에 지금의 풍요를 누리게 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절대 빈곤선을 넘어선 사회에서는 돈이 예전처럼 행복에 큰 힘을 쓰지 못한다. `소득이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면 더 이상 행복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이스털린의 역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950년대에 비해 소득이 30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반대로 행복하다는 사람들의 비율은 점점 줄어든다는 조사결과도 이러한 현상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니 이제는 돈을 잘 버는 방법이 아니라 돈을 잘 쓰는 것이 더 중요한 사회가 된 것이다. 경제가 어느 정도 발전하여 절대 빈곤선을 넘어선 사회는 돈을 소유하는 것보다 그 돈을 소비하는 방법이 행복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러면 돈을 어떻게 써야 행복감을 높일 수 있을까? 다른 말로 하면 시민의 세금을 어떻게 사용해야 우리 사회가 좀 더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인가와 동일한 개념이다. 돈 잘 쓰는 방법의 핵심은 물건을 사지 말고 경험을 사라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소유하지 말고 소비하라는 것이다. 물건을 사면 행복해 지지만 유효기간이 매우 짧고 일정한 시점이 지나면 적응현상으로 인해 효능감이 소멸된다. 그러나 경험을 사게 되면 유효기간이 평생 간다. 행복했던 추억은 오래도록 우리를 기쁘게 만들고 어려운 시간을 견디게 해주는 힘도 준다.

경험을 소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문화와 스포츠, 여행을 즐기고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행복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문화·체육·관광이 새 시대 정책의 핵심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돈 잘 버는 사회도 필요하지만 돈 잘 쓰는 사회가 더 중요하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도 더 부유한 사회를 만들기보다 더 행복한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그에 합당한 자신만의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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