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도 할 수 있다
충주시도 할 수 있다
  • 윤원진 기자
  • 승인 2018.03.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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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윤원진 차장(충주주재)

충주세계무술공원에 세계 최대 규모의 빛 테마파크가 다음달 문을 연다. 최근 높이 37m의 에펠탑과 높이 26m 길이 100m의 루미나리에를 설치하기 위해 막바지 공사에 들어갔다. 무술공원에는 내년 5월 중부내륙권 유일의 공룡 테마파크도 오픈할 예정이다. 여기에 인접한 탄금호에 태양광유람선까지 곧 운행한다고 하니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무적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 모든게 식상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빛과 공룡을 테마로 한 시설은 전국에 한 두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빛 테마공원이 낮에는 볼품 없다는 점, 공룡테마는 유행이 지나갔다는 우려에서부터, 단지 태양광으로 운행되는 유람선을 타기 위해 충주를 찾아 올 외지인이 몇명이냐 되겠냐는 반문도 적지 않다. 이런 걱정은 라바랜드를 보면 더 명확해진다.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라바를 테마로 한 이 놀이시설은 개장 초기 돌풍에 가까운 흥행을 이어갔으나, 지금은 입장객 수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과연 100년 대계를 그린다는 충주시가 지역관광 발전을 위해 투자한 노력이 적절했는지에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충주 엄정면 목계나루(강배체험관)는 최근까지 `아이디어' 하나로 지역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최근 위탁운영자가 바뀌며 그동안 좋은 평가를 받던 체험프로그램이 중단됐다. 현재 서울의 한 갤러리 업체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하니 강배체험관이 미술작품 전시장으로 사용될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지역의 문학단체는 충주가 고향이고 `목계장터'란 시를 쓴 신경림 시인의 문학관을 조성해야 한다고도 했다.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란 유명한 문구로 시작하는 이 시는 떠돌이 장사꾼들의 삶의 공간인 목계장터를 중심으로 민중들의 삶과 애환을 토속적 언어로 담담하게 그려내며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엄정면과 맞닿아 있는 노은면이 작가의 고향이라고 하니 충주와 목계나루의 정체성을 담아내기에 이만한 사람이 있는가 싶다.

최근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2018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공식 건배주로 문경의 오미자주가 사용됐다. 이 술은 문경 특산물인 오미자를 원료로 발효와 오크통 숙성을 거친 와인이다. 문경시는 지난 2006년 오미자 산업특구 지정을 기점으로 상품 개발에 착수해 현재 국내를 넘어 유럽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부러우면 지는거다.

충주에는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2호인 충주 청명주가 있기 때문이다. 청명주는 5대 전수자가 집안 대대로 전해 내려 온 비법서 `향전록'을 바탕으로 최근 전통의 맛을 제대로 구현해내며 애주가들에게 호평 받고 있다. 특히 이 술은 쌀과 누룩 등을 원료로 인공가미료 없이 100일간 발효기간을 거쳐 만들어지기 때문에 맛이 청량하고 뒤끝이 좋다. 무엇보다 17도라는 알코올도수는 와인의 그것과도 비슷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화이트와인을 대체할 명품주로 대접받고 있다.

청명주는 올해 초 열린 대한민국주류품평회에서 전통주 분야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마침 롯데주류는 막걸리를 통해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했다. 막걸리를 캔 형태로 만들어 3월부터 현지판매에 들어갔는데 호응이 높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공장은 충주에 있으면서 술은 `서울장수막걸리'와 런칭해 충주사람으로서 마음이 편치 않다. 요즘 유행하는 4차산업혁명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진 장점을 극대화하는게 핵심이다. 여기에 미래를 보는 장기적 안목을 더하면 된다.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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