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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기자l승인2018.02.13l수정2018.02.12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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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경 국장(천안)

어떤 기자가 어제 경제 관련 기사를 썼다가 여론의 몰매를 맞았다. 제목이 `평창 효과에 소비 회복…, 설 경기 살아난다'였는데 네이버에 올려지자마자 혼쭐이 났다.

`가짜 뉴스다', `설이라 울며 겨자먹기로 돈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평창 효과는 개뿔', `○소리 하네', `설이라서 다음달에 쓸 돈 줄일 생각으로 소비하는 것', `평창만 좋은가?', `현실의 온도차를 느끼지 못하는 기사', `뭔 봉창 두드리는 소리' 등 격앙된 댓글 수십개가 순식간에 거의 100%에 가까운 지지율로 올려졌다.

웃기는 건 그 기사 바로 아래 전혀 다른 내용의 기사가 배치돼 있었다는 점이다. 포털의 기사 배열자가 의도를 갖고 그렇게 했는지는 몰라도 그 기사의 제목은 `올해같은 설은 처음, 꾹 닫은 지갑에 여기저기 곡소리'

경제전문지가 기자 4명을 투입해 르포형식으로 쓴 기사인데 재래시장, 백화점, 대형마트, 면세점 등 현장을 돌며 올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설 경기 상황을 적나라하게 중계했다. 기사의 부제가 `재래시장 설 특수 사라진지 오래', `주말 매출 반토막', `백화점 선물 매출 12.5% 감소', `치솟는 채소값 썰렁한 장바구니', `면세점은 거대한 공터' 등. 내용을 읽지 않더라도 실물시장의 경기가 최악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네티즌이 앞서 `평창 효과'를 운운하며 경기가 살아난다고 보도한 기사에 화가 났던 이유가 쉬 짐작이 간다.

사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분위기는 뭔가 어색(?)하다. 몇년 전 유치 당시 온 국민이 기뻐하고 기대했던 올림픽이었지만 막상 닥쳐보니 `내 잔치'가 아닌 느낌이 든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몇 가지가 꼽힌다.

첫째 북한이 갑작스레 참가하면서 정치색이 강한 올림픽이 돼버렸다. 북한은 불과 몇달 전까지 핵 단추를 누를 기세로 북미, 남북간 초긴장 상태를 유지시킨 당사국이다.

하지만 갑자기 김정은의 신년사로 올림픽 참가를 사실상 선언, 세계를 놀라게 했다. 북한이 오래전부터 한반도에서 해빙무드를 유지하면서 준비된 참가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언론도 선수들의 경기 내용보다 북한 대표단의 움직임을 더 크게 보도하고 있다.

둘째 설 명절 연휴가 끼어있다. 여름에 열린 88서울올림픽 때와는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 대회 중간 14~18일 닷새 동안 설을 치르며 귀경 전쟁을 해야 한다. 설은 또 지출이 많은 `부담스러운' 명절이다. 게다가 부모님 새뱃돈도 더 드리고 싶고.

셋째 최저임금 인상에 위축된 실물시장 분위기다. 600만 자영업자들은 올해부터 당장 인상분 16.4%를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 알바생 내보내고 직접 `서빙'하는 마당에 평창은 남의 동네다.

넷째 숙박비가 무섭다.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TV에서 개최지의 하루 숙박비가 30만원~40만원이나 한다는 뉴스가 거의 매일 나왔다. 평창, 강릉은 타 지방에서 당일치기 관람이 어려운 곳. 에라, 날씨도 추운데 그냥 보일러 펑펑 켜놓고 집에서 `테레비'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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