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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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2.1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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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과 우울증
강철민 원장 <청주신경정신과>

가수 유니씨 사건이 아니어도 자살은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 중 2년 연속 자살률 1위로, 지금도 하루에 약 700명이 죽어가고, 20~30대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할 정도다. '자살 공화국'의 불명예를 안고 살아가지만, 통념상 위급한 사회적 질환으로 여기지 않는다.

자살의 원인은 다양하다. 자살자 중 약 80%는 자살하기 전, 우울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우울증인지를 평가해 보려면 우울한 느낌 흥미와 즐거움의 감소 체중감소 또는 체중의 증가 불면증 또는 수면과다 초조, 불안 또는 행동이 느려짐 피로감 가치감 또는 죄책감 고력, 집중력의 감소 반복적인 자살 생각 등 9가지 요소 중 5가지 이상이 2주 이상 지속될 때 우울증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우울증은 하루 이틀에 생긴 질환이 아니라 오랫동안 쌓여온 것인데, 과도한 스트레스나 심적부담이 원인이다.

첫째 원인으로는 사람은 누구나 상대로부터 인정을 받기를 원하지만, 기대에 못 미칠 때에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무슨 일이든 부담 없는 일은 없다. 오히려 이런 부담들이 성공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링컨도 우울증으로 두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지만, 상황을 극복하고 대통령이 됐다. 둘째, 사람들은 생각대로 일이 되지 않을 때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요즘은 중년의 나이에 실직하고, 졸업해도 취직이 안되고, 경제적 상황의 어려움 등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시대가 됐다. 이럴수록 세상에 대한 불만보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현실적 아픔을 통해 이웃을 바라보고 삶의 소중함이 무엇인지 깨달으면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셋째, 갈등의 해결방법이 없을 때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갈등으로 발생하는 마음속의 분노를 발산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히는 것이 마음에 상처를 줘 우울증을 유발시킨다.

큰 댐도 물이 너무 많거나 적절하게 방출하지 못하면 무너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갈등을 적절하게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린시절의 가정환경, 특히 부모와의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인정받거나 지지받지 못하고 늘 야단을 맞은 것이 성숙한 자아를 형성하는데 문제를 유발하는 것이다. 가수 유니의 죽음도 이런 것과 연관이 있는데, 생활하기 힘들 정도로 우울하거나 죽음에 대한 생각이 반복해서 든다면 신경정신과적 상담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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