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개혁 목회자 주서택 목사 `아름다운 퇴장'
교회개혁 목회자 주서택 목사 `아름다운 퇴장'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7.11.23 18: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주주님의교회 담임목사 조기 은퇴 고별 설교

퇴직 예우금 2억원 교회 헌금·제공 차량 거절

친인척후임도 불가… 교회 재정 50% 지역사회로

담임목사직 세습과 성직자들의 부정적인 여론으로 국민에게 실망감을 주던 시점에서 최근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난 청주 주님의 교회 주서택 목사의 아름다운 퇴장이 화제다.

주서택 목사는 지난 19일 1000여명의 성도들로 꽉 찬 청주주님의교회 예배당에서 이·취임식을 갖고 담임목사로서의 마지막 고별 설교를 했다.

`이 사람을 보라'라는 주제로 고별설교에 나선 주 목사는 이날“사람 같은 하나님, 하나님 같은 사람으로 이 땅에 온 예수 그리스도를 성도들 가슴 속에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임목사직 임기가 5년 남았지만 조기 은퇴를 결정한 주 목사는 교회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모두 거절했다. 은퇴 목사에게 교회는 새 자동차를 제공하려 했지만 주 목사는 20만㎣를 주행한 헌 자동차를 그대로 타기로 했다. 그는 또한 교회에서 나오는 은퇴 퇴직 예우금 2억원 역시 은퇴식 날 전액 교회 헌금으로 헌납했다.

C.C.C 간사로 25년간 사역을 한 주서택 목사는 15년 전인 지난 2002년 구 상당교회당을 인수받아 7명으로 교회 개척에 나섰다. 주 목사는 교회 설립 첫 달부터 교회재정 50%를 교회 밖으로 내보내며 생존권의 위협을 당하는 이웃을 위해 교회 내 `사랑의 나눔마켓'을 운영해왔고, 지금까지 10년간 총 11억원을 구제사역에 썼다.

6년 담임목사 임기제도와 65세 정년, 절대 세습 및 친인척 후임 불가, 교회재정 50%를 교회 밖으로 내보내는 등 교회개혁에 앞장섰던 청주 주님의 교회는 지난 15년간 96억원이 넘는 재정을 구제, 선교, 장학금, 봉사활동에 사용했다.

이외에 충북대, 창신초, 중앙여고, 청주고, 일신여자 중·고등학교에 매년 장학금을 지원한 것은 물론 100여 곳의 농어촌, 미자립 교회, 선교사, 선교단체 후원을 했다.

주서택 목사는 교회 창립 초기“교회당이 예배 드리기에 불편하지만 않으면 화려하고 웅장할 필요가 없다. 우리 교회는 스스로 맑은 가난을 선택했다”며 “도시 교회가 자기 교회만을 위해 재정을 다 쓰는 것은 건강한 교회 모습이 아니기에 적어도 50% 정도는 교회 밖으로 내보내고 남은 50%를 가지고 교회 살림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고별 설교에서 주 목사는 “일단 교회를 떠나 예수 공동체로 들어갈 것”이라며 “후임 목사가 자유롭게 하나님께 받은 은사를 목회에 펼쳐갈 수 있도록 먼 거리에서 지켜주고 격려를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청주 주님의 교회는 올 초 24명으로 구성된 청빙위원회를 조직해 부목사 출신 16명을 대상으로 심의를 거쳐 주 목사의 후임으로 최현석 목사(48)를 선정했다.

주서택 목사는 이·취임식이 열린 날 최 목사에게 안수기도를 한 뒤 자신이 입고 있던 성의를 벗어 직접 입혀 주었다.

주님의 교회 2대 담임목사로 취임한 최현석 목사는 공군 소령으로 예편한 15년간 군목 사역을 했고, 대신교단 군목단장을 지냈다.

/김금란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