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학교역사 바로 잡아야”
“잘못된 학교역사 바로 잡아야”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7.11.20 2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리진호 지적박물관장 “일제가 사립학교 초기 역사 말살”

제천 한송초·청풍초 등 전국 118곳 역사 750년 줄어들어

“교육청 무관심 안타깝다” … 관계기관 해결 적극 노력 당부
▲ 첨부용. 20일 충북 제천시청 브리핑룸에서 리진호 지적박물관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전국 100여 곳의 학교가 일제의 인가로 750년의 역사가 단축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7.11.20./뉴시스

전국의 100곳이 넘는 학교 역사가 잘못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천시 금성면 지적박물관(地籍博物館) 리진호 관장(사진)은 20일 제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립학교 공립화 정책을 시행한 일제는 사립으로 인가된 학교를 공립으로 변경 인가만 하면 되는데 굳이 관보에 새로 인가한 것 같이 고시했다”고 밝혔다.

리 관장은 “일제가 조선총독부 관보, 조선제학교일람, 조선교육대관 등에 새로 인가된 때를 창립 연월일로 해서 사립학교의 초기 역사를 말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천 봉양초등학교를 예로 들며 “이용태 애국독립열사가 민족의 장래를 걱정해 1911년 자택에서 서당을 열어 자신이 아동을 가르쳤는데 이를 1928년에 인가했다고 해서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용태(1890~1966) 선생은 독립운동을 하다 옥고를 치렀고, 정부는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리 관장 조사 결과 전국에서 연혁이 일제 인가시기로 늦춰진 학교는 118곳에 이른다. 이들 학교의 역사가 줄어든 기간도 도합 750년에 이른다는 게 리 관장의 주장이다.

제천지역에도 한송초·중학교, 동명초등학교, 청풍초등학교, 봉양초등학교, 화당초등학교, 제천제일고등학교 등 6곳이다.

이들 학교의 역사가 줄어든 기간이 68년 8개월에 이른다.

한송초중(사립찬명학교)은 1903년이 1932년으로, 동명초(사립측량학교. 정명학교)는 1906년이 1908년으로, 청풍초(사립영명학교)는 1909년이 1910년으로 역사가 줄었다.

봉양초(모범서당)도 1911년이 1928년으로, 화당초(덕동간이학교)는 1934년이 1946년으로, 제천제일고(제천농업실수학교)는 1936년이 1943년으로 각각 역사가 짧아졌다.

다만 제천유치원은 `제천유치원 70년사'를 통해 1931년에서 1924년으로 바로잡았지만 교육지원청 대장은 정리가 되지 않고 있다.

일제는 1911년과 1922년, 1938년, 1943년 등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식민지 교육정책으로 `조선교육령'을 공포했다.

일제는 1차에서 조선인의 교육은 조선교육령에 따라야 하고 학교 설치와 폐지는 조선총독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리 관장은 “교육지원청이나 도교육청, 교육부에서 역사 바로잡기에 무관심해 안타깝고 한심하다”며 “예산이 들어가는 것도 시간이 걸리는 일도 아니다”고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당부했다.

리 관장은 서울대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지적직 공무원에 이어 대한지적공사와 지적기술연구원 교수를 지냈다. 이후 1999년 10월 제천에 지적박물관을 개관했다.

/제천 이준희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