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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가 난다

기자수첩 윤원진 기자l승인2017.11.09l수정2017.11.0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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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원진 차장(충주주재)

충주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연수동과 칠금동, 봉방동과 문화동 주민들은 매일 밤 8시에서 9시 사이 집중적으로 유입되는 매캐한 냄새로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했다.

실제 이 냄새로 비위가 약한 아이들은 구토를 하기도 했다는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그런데 충주시는 용두동의 한 도축시설이 냄새의 근원이라고 주민 민원에 답변해 물의를 빚고 있다.

주민들은 고무 타는 냄새가 섞인 소각냄새 비슷한 것이라고 일관되게 얘기했지만 충주시는 도축시설을 원인으로 판단한 것이다.

여기에 해당 시설 관계자도 사업 특성상 `비린내는 날 수 있어도 매캐한 냄새는 날 수 없다'고 강하게 부인해 의혹은 증폭됐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충주시가 무언가를 감추려고 하고 있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보다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충주시는 주민들의 이런 반응에도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 이후로는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접수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달았다.

목행동 소각시설과 관련한 의혹은 조사 여부를 물어보고서야 `확인해 보겠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주민들은 냄새가 매캐한 형태라는 단서에 따라 인근 SRF소각시설을 범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시설 관계자는 `수개월동안 시설을 가동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이 공장은 지난 9월 충주시에 `성능검사를 위한 연료사용 신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고서에는 96톤 분량의 고형연료 사용량도 명시됐다. 고형연료는 재질, 공급업체 등이 변경될때마다 지자체에 신고해야 한다.

고형연료(SRF)는 라면봉지 등 폐기물을 압축해 만드는 연료로 소각 시 특유의 매캐한 냄새가 발생한다.

이런 이유로 주민들은 냄새의 근원이 목행동 소각시설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제기했다.

이 시설은 고형연료를 소각한 열로 스팀을 만들어 기업체 공장 시설 등에 공급하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수년째 시민단체와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에는 열병합발전 사업 전환을 추진하려다 심의에서 2차례 보류됐다는 이유로 충주시를 상대로 행정심판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보면 실제 가동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목행동 주민들은 최근 이 시설에 수시로 사람들이 드나들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SRF소각시설과 열병합발전 시설은 미세먼지 배출과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됐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 대체에너지란 명분으로 권장됐다. 반면 문재인 정부에는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며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소부터 지속적으로 줄어나가는 상황이다. 환경부도 지난 9월 수도권과 대도시에서 고형연료 사용을 제한하고 사용 허가제를 도입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말부터 관련 법령개정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충주시는 아동과 여성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정작 아이들을 둔 엄마들의 반응은 시원찮다. 연수동의 한 주부는 `미세먼지도 미칠 것 같은데, 냄새까지 나면 충주에서 살 수 있을 지 걱정'이라는 말로 놀이시설이나 여성친화정책 보다 기본을 강조했다.

`안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충주시는 수개월이 지나도록 냄새의 근원 조차 제대로 파악 못하고 있다. 그리고 공직사회나 정치권에서도 다른 지역보다 소각시설 가동에 호의적인 것으로 보여진다.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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