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최순실 존재 인정하자" 건의에 朴 "꼭 해야하나"
안종범 "최순실 존재 인정하자" 건의에 朴 "꼭 해야하나"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7.11.0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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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재판에 안종범 증인으로 첫 출석
비선 의혹 대응 관련 朴 논의 내용 공개
"당시 배석한 우 수석은 별 말 없었다"
"미르·K스포츠재단 법적 문제는 없다고"

지난해 10월 비선실세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수석비서관들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비선 존재를 인정해야 하냐"며 거절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열린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20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 같이 밝혔다.

안 전 수석은 이날 미르·K스포츠 재단과 비선실세 의혹이 불거지던 지난해 10월 박 전 대통령이 안 전 수석과 우 전 수석, 김성우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과 함께 대응 논의를 한 정황을 증언했다.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과 지난해 10월12일 면담이 있었고, 하루 전날 두 수석과 함께 내 사무실에서 관련 논의를 했다"며 "기업 총수 면담은 비공개여서 밝힐 수 없지만, 비선실세는 빨리 인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건의를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다음날 안 전 수석 등은 박 전 대통령을 만나 관련 논의를 했다. 김 전 수석은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최순실(61)씨의 존재를 인정하자고 건의했다.

안 전 수석은 "김 전 수석이 먼저 비선실세를 인정해야 한다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이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이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이어 안 전 수석이 강하게 말하자, 박 전 대통령이 '꼭 인정해야 하냐'고 했냐"는 질문에도 "맞다"고 긍정했다.

그러면서 "(당시 배석한) 우 전 수석은 별 말이 없었다"며 "(비선 인정 여부에) 소극적이었는지는 내가 판단할 수 없다"고 답했다.

다만 "우 전 수석이 재단과 관련해 법률적 검토를 한 결과 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설명했다.

한편 안 전 수석은 우 전 수석이 박 전 대통령과 7대 기업 총수 간 단독면담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도 했다.

안 전 수석은 "지난해 7월 언론의 미르재단 의혹 보도 이후 안 전 수석과 김 전 수석에게 단독면담 사실을 말했다"며 "우 전 수석이 당시 이미 알고 있는 눈치여서, 내가 너무 순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그러면서 '알고 있는 눈치였다고 생각한 이유가 뭐냐'는 검찰의 질문에 "독대 사실은 비공개로 했는데, 우 전 수석이 '알고 있었다'고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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