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에 찢긴 민심을 `레밍(들쥐) 같다고?'
수마에 찢긴 민심을 `레밍(들쥐) 같다고?'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7.07.20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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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연수 한국당 충북도의원 `제명' 처분

김학철·박봉순·박한범 … 오늘 윤리위서 최종 결정

민주당 최병윤 윤리심판원 회부 … 중징계 불가피

`국민 설치류 비유' 막말 한국당 김학철 비난 쇄도
▲ (왼쪽부터) 김학철(자유한국당), 박한범(자유한국당)

최악의 물난리 속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나 비난을 받는 충북도의원이 이번에는 국민을 설치류에 비유하는 막말을 해 도의회를 질타하는 비난이 빗발쳤다.

외유 도의원들에 대한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해당의원들을 제명키로 했다.

충북도의회 사무처는 전국에서 걸려오는 항의 전화를 받느라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고 포털 등 온라인에서 연일 비난글이 쇄도했다.

애국국민운동대연합의 한 회원이 충북도청 서문앞에서 외유 도의원들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김학철 도의원(충주 1)은 지난 19일 청주KBS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해외연수 비판 여론과 관련 “무슨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밍(lemming)은 `집단 자살 나그네쥐'로 불리는 설치류로 우두머리 쥐를 따라 맹목적으로 달리는 습성이 있다.

사람들의 맹목적인 집단행동을 부정적으로 말할 때 종종 빗대어 인용되는데 지난 1980년 당시 주한미군사령관 존 위컴이 한 미국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은 레밍과 같아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하면 그에게 우르르 몰려든다”고 발언해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김 의원은 또 “만만한 게 지방의원이냐, 지방의원이 무소불위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처럼 그런 집단도 아닌데”라며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에 강한 불만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막말 파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 의원은 지난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대한민국 국회, 언론, 법조계에 광견병들이 떠돌고 있다. 미친개들은 사살해야 한다”고 말해 구설에 휩싸였다.

이른바 `국회의원 미친개' 발언으로 도의회 윤리위에 회부됐으나 유야무야 넘어갔다.

김 의원의 이런 발언이 알려지자 지역에서는 “인식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뭐를 잘못했는지 모르는 것 같다”며 “대대적인 사퇴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북지역 시민단체들은 20일 성명을 내고 “국민을 쥐로 비유한 도의원 김학철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시민연대는 “최악의 물난리를 겪고 있는 와중에 관광성 해외연수를 떠난 도의원 4명에 대한 분노와 비난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각 정당들은 해당의원들에 대한 징계에 들어갔다.

자유한국당 당무감사위원회는 20일 당무감사위원회의를 열고 최악의 물난리 상황에서 유럽 국외 연수를 강행해 논란이 된 충북도의회 김학철·박봉순·박한범 의원에 대해 `제명' 처분을 내렸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 윤리심판원도 최병윤 의원에 대한 징계를 조만간 논의할 예정에 있어 중징계가 불가피하다.

/이형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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