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행복 찾기
도서관에서 행복 찾기
  • 박지은<청주시 강내도서관 주무관>
  • 승인 2017.07.1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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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박지은

얼마 전 박은진·박진형 씨 부부가 함께 쓴 `도서관 옆집에서 살기'라는 책을 읽었다. 저자인 아빠와 엄마가 아이들에게 남겨 주고 싶은 삶의 지혜가 담겨 있는 글이다. 지음이네 가족 이야기로, 아빠·엄마는 전세 기간 만료 두 달을 남겨두고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올려달라는 연락을 받는다. 이사 장소로 단독주택이나 아파트, 마트가 가까운 곳으로 갈까 고민하다 도서관 옆집으로 이사를 가기로 결정하고 도서관 옆집에서 살면서 소소한 행복을 찾게 되는 내용이다.

지음이네 가족이 도서관 옆집에 살기로 결정한 이유는 아이들에게 책 읽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였다. 이사를 한 후 아내와 남편은 아이들에게 강요하듯 책을 읽게 함으로써 아이들이 도서관을 가지 않겠다고 해 처음에는 생각만큼 적응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도서관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에서 영화도 보고, 로봇이나 RC카를 조립해 보기도 하고, 책도 한두 권씩 읽어주면서 아이들이 책에 재미를 붙이고 혼자서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렇게 하다 보니 아이들이 점차 도서관에 가서 책 읽는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고 도서관 옆집으로 이사 온 지 3년이 됐을 때부터 도서관에서 늘 가족이 함께하고 즐거운 추억들을 하나하나 쌓아나가기 시작했다.

필자도 몇 해 전부터 도서관에서 일해 오고 있다. 그런데 요즘의 도서관은 책만 있는 공간이 아니다. 배움도 있고 문화가 있다. 수시로 문화강좌, 인문학 강연회, 전시회 등을 개최한다. 작금의 도서관은 삶의 지혜와 지식이 풍부한 아름다운 공간으로 변모했다. 특히 인생을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지음이네 가족도 도서관 옆집으로 이사를 와서 도서관에서 열리는 문화강좌에 참여하고 책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유익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특히 가족 독서모임을 만들어 읽은 책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고 생각을 공유하면서 행복한 가족으로 변해 갔다. 집에서도 책을 읽는 시간이 예전보다 길어졌고 가족 간의 대화도 많아져 책이 가족 모두를 하나로 묶어주는 든든한 울타리가 돼 줬다. 이처럼 도서관은 지음이네 가족의 행복을 만들어줬다.

그런데 우리네 가정은 어떠한가? 대부분의 가정은 도서관을 접하지 않는 것 같다. 아빠들은 업무가 바빠서 집에 일찍 들어오는 날이 적고, 아이들은 집에서 휴대전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고, 엄마들은 TV 드라마에 빠져 가족들이 서로의 얼굴을 보기도 힘들고 대화하는 시간도 없지 않은가. 혹시 최근에 도서관을 가지 않았던 가정이 있다면 지음이네 가족처럼 도서관 옆집에서 살지는 못하겠지만 우리 청주에도 도서관이 많으니 온 가족이 함께 도서관을 찾아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도 해보고 책을 통해 행복을 찾아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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