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생산 탓 물류비 포함땐 포기당 100원 출하
인건비도 못 건질 판 … 갈아엎는 농가 부지기수
인건비도 못 건질 판 … 갈아엎는 농가 부지기수
유달리 길었던 가뭄 끝에 장맛비가 찾아왔지만 최근 양배추 가격이 폭락하면서 서산지역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서산시와 양배추 재배농민 등에 따르면 서산지역은 지난해 부석·팔봉·성연·지곡면 등 424농가가 275㏊의 면적에 가을 양배추를 재배했다.
봄 양배추 생산량도 전년대비 16%가 증가한 7만8000여t이 식재 됐으며 전국 재배 면적도 전년 1463㏊에 비해 14% 증가한 1661㏊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출하량이 늘어난 양배추는 시중 마트에서 포기당 1000원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현지 출하 시 물류비를 포함하면 포기당 100원 정도에 출하되는 실정이라 최소 작업비 조차 건지지 못할 지경에 놓였다.
이에 농사를 포기하고 아예 밭을 갈아버리거나 뽑아내는 농가도 부지기수다.
서산 화천리에서 양배추 농사를 짓고 있는 임정래씨(45)는 양배추를 뽑아낸 자리에 심은 들깨 모종을 살펴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임씨는 잘 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에 정착한 귀농인이지만 9000여㎡의 농토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은 종자, 묘목, 유기농 퇴비 등 원가를 제외하면 한 해 고작 800여만원으로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임씨는 “긴 가뭄에 어렵게 키운 양배추는 뽑아내는 것도 일이고 비닐 걷는 것도 일이다”면서 “부질 없는 짓이 될지 모르겠지만 깨라도 심어 재기해보고자 한다”고 토로했다.
/서산 김영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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