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냉장고 둥둥···290㎜ 폭우 청주는 '전쟁터' 방불
승용차·냉장고 둥둥···290㎜ 폭우 청주는 '전쟁터' 방불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7.07.1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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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인 16일 오전 무려 290㎜의 물 폭탄이 쏟아진 충북 청주 시내 곳곳은 승용차가 잠기고 가재도구가 물에 둥둥 떠다니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충북도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2시까지의 청주 지역 강우량은 290.1㎜에 달한다. 청주에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린 것은 1995년 이후 22년 만이다. 청주시는 신봉동 등 산사태와 침수 우려 지역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린 상태다.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무심천 하상도로가 전면 통제됐으며 가경 터미널 지하차도와 용암 지하차도, 산남동과 분평동 일부 교차로, 사직동 충북지방병무청 앞 도로, 복대동 교차로, 경부고속도로 옥산휴게소 주차장 등 곳곳이 침수됐다.

상리 교차로와 주성 교차로 전 구간, 솔밭공원 교차로, 복대동 롯데마트 앞 도로도 흙탕물로 뒤덮인 상태다. 충북선 철도 증평군 구간도 침수돼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미호천. 무심천, 율량천, 석남천, 증평 보강천과 삼기천 등 청주와 인근 지역 주요 하천은 범람 위기를 맞았으나 오후 들어 빗줄기가 잦아들면서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증평 삼기천의 제방 100여m가 유실됐으며 인근 덕상리 마을 주민들은 범람 우려로 인근 증평공고로 대피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보강천 둔치 주차장의 차량 57대가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청주 우암산 터널 도로, 청주 미원면 지방도 등에는 토사가 유출돼 통행 차량이 큰 불편을 겪었다. 청주뿐만 아니라 진천군과 괴산군 지역 도로 10곳에도 토사가 유출돼 해당 군이 응급 복구작업을 벌였다.

침수 도로에서는 미처 옮기지 못한 승용차들이 불어난 물에 오도 가도 못한 채 침수 피해를 당했고, 사직동 침수 도로에는 인근 중고 가전 매장의 소유로 보이는 냉장고 등 가전제품 수십 개가 물에 떠다니기도 했다.

복대동의 일부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이 침수된 데 이어 엘리베이터에도 물이 차 입주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전기는 물론 상수도 공급까지 끊겨 인근 식료품점에서는 생수와 라면 사재기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침수 피해가 큰 복대동 지역에서는 119구조대가 불어난 물에 고립된 단독주택과 원룸 거주자를 구조하기 위해 도심에서 고무보트를 띄우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청주시는 주택 침수 등 피해를 당한 이재민들을 위해 인근 학교 강당 등에 임시 보호소를 설치, 물과 음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진천군과 음성군 주택 3채와 음성군 금왕읍의 비닐하우스 1동, 진천군 공장 2동에 물에 잠겼으며 괴산군 지역 농경지 3곳도 침수됐다.

청주 중앙여고 내 전파관리소 옹벽이 붕괴하면서 급식소를 덮쳤으며 운호고 운동장과 학교 건물 1층 일부가 물에 잠기는 등 교육시설 피해도 잇따랐다.

도와 청주시 등 도내 시군은 2단계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정오 현재까지 증평군 222㎜, 괴산군 171㎜, 진천군 149㎜, 음성군 96㎜, 제천시 80㎜, 단양군 71㎜, 충주시 70㎜, 보은군 62㎜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충북 지역 호우 특보를 모두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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