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국회의원 4명 `류석춘 살생부' 파장
충북 국회의원 4명 `류석춘 살생부' 파장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7.07.12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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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흠 중요 법안 단 한번도 대표·공동발의 안해

정우택·경대수·이종배 캐스팅보트 이유 야당과 협조

무능력·무책임의 불임국회 만드는데 일조 주장

해당 국회의원 “의정활동 무지함에서 나온 발상”
▲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신임 주요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7.07.11./뉴시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전권'을 허락한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과거 작성했던 `살생부'에 충북지역 현역 의원 4명의 이름이 올라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류 위원장은 지난해 5월 보수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주최한 정책토론회에서 `철학 없는 국회의원:법안 발의 실태를 통해 본 국회의원의 이념 실상'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4·13 총선에서 참패한 집권여당의 패배 원인을 분석했다. 논문 발제문에 따르면 류 위원장은 새누리당 문제의원으로 총 59명을 꼽았다.

이 가운데 20대 국회에서 당선된 사람은 26명이며 이중 김종태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현역은 총 25명, 정당별로는 자유한국당 18명, 바른정당 7명으로 나타났다.

류 혁신위원장이 `철학이 없다'고 규정한 잣대는 네 가지다. 과거 새누리당 의원들이 동료 의원의 어떤 법안 발의에 동의했는지를 기준으로 `야당 의원에 협조', `운동권 출신으로 야당 의원에 협조', `새누리당 쟁점 법안 비협조', `야당 쟁점 법안 협조'등의 유형을 정했다.

각 유형에 해당하는 의원들에 1점씩을 부여해 4점이 가장 나쁜 의원이 되고, 0점이 좋은 의원이 되는 식이다. 명단에는 친박계 서청원, 김태흠, 이완영, 이우현, 한선교 의원 등이 포함됐다. 반면 친박계 좌장 최경환 의원이나 홍문종, 윤상현 의원 등 핵심 친박으로 분류되는 인물 일부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 자료에 따르면 박덕흠 의원(보은·옥천·영동·괴산)은 뚜렷한 이유없이 새누리당의 `중요 법안'에 단 한 번도 대표발의나 공동발의하지 않은 의원으로 지목됐다.

자유한국당 김태흠,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등도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우택 원내대표(청주상당)와 경대수 의원(증평·진천·음성), 이종배 의원(충주)도 캐스팅보트를 가졌다는 이유로 야당과 협조하는 충청 의원들로 분류됐다.

류 위원장은 명단에 포함된 의원들에 대해 “새누리당을 이념의 무정부주의, 이념적 백치로 몰아간 주범이자 공모자들”이라며 “이들은 19대 국회를 무능력, 무책임의 불임 국회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가장 시급하게 완수해야 할 과제는 어설픈 중도 실용이나 이념적 좌클릭이 아니라 보수정당으로서 본연의 이념적 정체성을 확고히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새누리당이 20대 총선 참패를 극복하고 돌아선 민심을 다시 끌어올 수 있기 위해선 이념적 정체성의 회복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류 혁신위원장은 홍준표 대표가 강조한 `인적 쇄신' 구상을 실행할 해결사로 부상하는 상황이어서 그의 행보에 지역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살생부에 이름이 오른 충북지역 의원들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류 혁신위원장의 인적 쇄신 언급에 대해 “혁신위원회는 소리없이 해나가는 것이지 먼저 소리를 내면 군림 행태로 보이기 쉽다. 혁신위 구성도 안 됐는데 위원장이 먼저 언급하는 건 결코 좋은 인상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이종배 의원은 “당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위원으로서 농업발전을 위한 법안에 공동발의한 것인데 법안의 내용을 분석하지 않고 단순히 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공동발의했다고 철학 없는 국회의원으로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류 위원장이 제대로 혁신하려면 의정 활동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경대수 의원 측 관계자도 “국민의 이익을 위한 좋은 법안을 공동 발의하는 데 있어 당을 따지는 것은 어폐가 있다”며 “법안을 발의하더라도 우리끼리만(같은 당 의원끼리만) 하자는 것은 의정 활동에 대한 무지함에서 나온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형모기자
lhm043@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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