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관리 언제까지 방치할건가
스쿨존 관리 언제까지 방치할건가
  • 하성진 기자
  • 승인 2017.06.19 2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법 주정차는 `빼곡'·속도는 `쌩쌩' … 위험지대 전락

충북 2015년 교통법규 위반 4719건 … 98% 속도위반

옥산 초등생 스쿨존 사망사고 부모들 하나같이 격앙

경찰 지속적 제재·사회 전체가 반성해야 목소리 비등
▲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사무소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에서 열한 살된 초등학생이 시내버스에 치여 숨졌지만 19일 오후 5시 사고 지점 일대 스쿨존에선 아직도 불법 주·정차 등 무질서가 판을 치고 있다. /조준영기자

“꽃도 피워보지 못한 열한 살 나이의 아이를 세상과 등지게 한 우리 사회 전체가 반성해야 해요.”(초등생 자녀를 둔 주부 김인선씨·37)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에서 시내버스에 치여 짧은 생을 마감한 초등학생 A군(11)의 사고를 놓고 원천적인 문제점을 꼬집는 목소리가 비등해지고 있다.

자녀를 둔 부모들은 하나같이 스쿨존의 유명무실한 실태와 경찰 등 단속기관의 허술한 관리를 강도 높게 질타하고 있다.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15일 오후 3시 20분쯤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면사무소 인근 편도 1차선 도로에서다.

길을 건너던 A군은 B씨(60)가 몰던 시내버스에 치여 머리 등을 크게 다쳤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사고 지점이 스쿨존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녀를 둔 주부들이 가입된 인터넷 커뮤니티 카페에는 관련 의견이 쇄도하고 있다.

한 주부는 “가슴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아요. 하늘나라로 간 아이, 남아있는 부모를 생각하면 눈물이 쏟아지네요”라고 전했다.

또 다른 주부는 “아이가 불쌍해요. 11살이면 방어능력도 있는 나이인데 그럴 새도 없이 버스에 치였다니… 그저 마음이 아플 뿐이네요”라고 말했다.

애도 분위기 속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사고가 난 도로의 문제점을 개선하라고 요구하는 글이다.

옥산에 산다는 한 주부는 “이쪽 길 스쿨존인 줄 모르는 운전자들이 많다. 불법 주·정차량들로 도로는 빼곡하고, 차들은 쌩쌩 달린다. 도로 정비가 매우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주부의 지적처럼 스쿨존 내에서의 사고는 대부분 운전자의 법규위반에 따른 것이다.

차량 속도를 시속 30㎞로 제한하고 주·정차도 금지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이 집계한 2015년 기준 도내 스쿨존 교통법규 위반 건수는 모두 4719건이다. 이 중 속도위반이 4660건으로 전체 98.75%를 차지했다. 신호위반이 37건, 통행금지·주정차위반도 각 4건이다.

과속, 불법 주·정차 등 무질서 행위가 판치는 탓에 스쿨존은 되레 `어린이 위험구역'이 되고 있다.

경찰 등 단속기관이 제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지속성이 담보되지 않고 있다.

?새 학기 또는 기관 합동 때만 반짝 단속에 나서는 수준이다.

?충북 경찰이 지난 4월 24일부터 청주시와 합동으로 청주권 스쿨존 주요 교차로 내 불법 주정차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이번 사고가 난 지역은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점이 이를 방증한다.

툭하면 터지는 스쿨존 교통사고가 애먼 아이들의 생명을 빼앗아가는 점을 고려할 때 경찰 등 관련 기관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제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하성진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