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정유라, 구속영장 '2라운드'···범죄수익은닉 VS 엄마탓
검찰-정유라, 구속영장 '2라운드'···범죄수익은닉 VS 엄마탓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7.06.18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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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인생' 정유라, 본인 주도 범행은 별로 없어
검찰 수사에 '엄마탓' 전략으로 사법처리 피해
검찰, '말세탁' 관련 범죄수익은닉 혐의 추가로 승부수

검찰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서 승부수를 띠웠다. 삼성그룹 등 각종 지원의 실질적 수혜자로서 정씨도 범행에 가담했다는 검찰의 판단과, 정씨의 '엄마탓' 전략이 다시 한번 법정에서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18일 오후 3시30분께 정유라씨에 대해 업무방해, 공무집행방해, 범죄수익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첫번째 구속영장 청구 당시 기재됐던 혐의에서 범죄수익은닉 혐의가 추가된 것이다.

정씨는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였던 어머니 최씨의 인맥과 재력을 배경으로 갖은 특혜를 받은 인물이다. 이화여대 입학과정에서 드러난 정씨에 대한 각종 특혜는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면서 '최순실 게이트'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은 정씨에 대한 사법처리에 상당히 애를 먹어왔다. 각종 '특혜 인생'을 살아온 정씨지만 법적으로 본인이 주도해 저지른 범법행위는 정작 별로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씨가 각종 범법행위를 스스로 주도한 것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정황도 많았다.

정씨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어 모든 행위를 '엄마 탓'으로 돌리는 전략을 쓰기도 했다. 정씨는 줄곧 "모른다. 엄마가 알아서 했다"고 주장해왔다.

첫번째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때에도 정씨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와 의혹에 대해 구체적으로 '모른다'고 호소하는 전략을 구사했고, 결국 법원으로부터 영장 기각을 받아들었다.

영장이 기각된 뒤 검찰은 정씨의 추가혐의를 찾는데 주력해왔다. 법원이 밝힌 영장 기각사유가 '소명정도가 부족하다'는 게 아니라 '(이대 입시비리 등은) 충분히 조사가 돼있어 구속수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기 때문에 추가혐의 장착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15일 동안 보강조사를 벌이던 검찰은 결국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추가했다. 삼성그룹이 최씨 일가에 수십억원에 이르는 고가의 말을 지원해주면서, 이를 정상적인 계약인 것처럼 은폐하기 위해 허위계약서를 작성한 것에 정씨도 관여하거나 개입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씨 일가에 대한 지원에 문제가 불거지자 삼성그룹은 정씨가 타던 말인 '살시도'와 '비타나V'를 '블라디미르'와 '스탸샤'로 교환하는 이른바 '말세탁'으로 지원을 숨기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수 특검팀은 지난 2월28일 이 부분에 대해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최씨를 추가기소한 바 있다.

새로 장착된 범죄수익은닉 혐의에 대해서도 정씨는 다시 '엄마탓' 전략을 쓸게 유력한 상황이다. 삼성이 말을 지원해주고, 허위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과정에 대해 일절 모른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측이 지원한 고가의 말을 사용한 실질적인 수혜자가 본인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주장이 얼마나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모든 일에 대해 엄마가 한 일이라 잘 모른다고 방어하던 정유라씨의 방어논리는 그동안 어느정도 통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수십억에 달하는 말을 삼성이 지원했고, 그 말을 자신이 사용한 만큼 이번에도 몰랐다는 논리를 세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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