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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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1.2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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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산이 살아야 원흥이 두꺼비도 산다
신 제 인 <생태교육연구소 '터' 소장>

얼마전에 충북대병원에서 금성자동차학원으로 가는 찻길 옆에다 구룡산에 오르는 시민들을 위해 낙엽자루를 쌓아놓은 적이 있었다. 그 이유는 시민들이 산 정상으로 그 낙엽자루를 가지고 올라오면 점점 넓혀지고 있는 구룡산 등산로를 정비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처음에는 누가 낙엽자루를 가지고 오겠냐는 회의감도 있었지만 많은 분들이 취지에 공감하며 실제로 산 정상까지 가지고 오셨다. 등산로를 정비하고 있던 사람들은 높은 시민의식에 고마움을 하나됨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는 구룡산은 도시의 허파라고 일컬어지는 도시 숲으로의 중요성도 있지만, 얼마전부터는 원흥이방죽 두꺼비들의 서식지로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 산이다. 두꺼비들의 산란지인 원흥이방죽도 중요하지만 이와함께 중요한 것은 두꺼비들의 서식지 문제이다. 예전 여름 서식지는 논과 밭이 많았던 원흥이마을 전체였다. 그러나 이제는 남아 있는 구룡산 자락만이 두꺼비의 서식지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원흥이방죽을 비롯해 그 주변을 생태공원으로 만들면서 턱없이 부족해진 서식지를 조금이라도 확보하기 위해서 이동통로와 생태공원 전체가 두꺼비들의 서식지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주이동통로를 직강하천에서 사행하천으로 바꾸었는데, 사행을 하면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어가는 시간이 길어져 상대적으로 두꺼비가 살기 좋은 습한 지역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태공원이나 이동통로만으로는 충분한 서식지가 될 수 없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남아 있는 구룡산 자락이다. 지난 2003년 처음 두꺼비 살리기 운동을 할 무렵에는 등산로가 그리 넓지 않았는데 웰빙 바람을 타고 산을 찾는 시민들이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등산로가 넓어지고 생태계가 심각한 교란을 받고 있다. 이런 구룡산에서는 두꺼비들도 함께 살아갈 수가 없다.

그래서 두꺼비를 살리기 위해서 구룡산을 원흥이방죽과 연계된 생태공원으로 조성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구룡산은 청주대공원이라는 근린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공원지역으로 묶인 공간은 자치단체가 장기적으로 토지매입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80~90%가 사유지인 구룡산을 청주시가 지금 당장 매입할 예산은 없을 것이다. 인천시는 장기적인 계획으로 사유지인 공원지역 토지를 매입하고 있다. 청주시도 이와 마찬가지로 장기적인 토지매입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장의 의지가 있어야 하고, 예산을 확보하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이러는 동안 두꺼비 서식지는 계속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최소한 두꺼비 핵심 서식지만큼은 꼭 지켜져야 한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운동이 구룡산 땅 한평 사기 한계좌 갖기다. 이것이 바로 청주에서 수행하고 있는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이다. 내셔널트러스트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이나 기부·증여를 통해 보존가치가 있는 자연자원과 문화자산을 확보해 시민 주도로 영구히 보전·관리하는 시민환경운동이다.

실제 두꺼비들과 관련해 산란지인 원흥이방죽과 서식지인 구룡산은 지난해에 보전가치가 있는 자연환경 및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의 저변을 확산하고자 개최한 '제3회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보전 대상지 시민공모전'에서 '원흥이방죽과 구룡산'이 산림청장상인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지속적인 땅 한 평 사기(한계좌 5000원)가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 1000계좌를 넘어선 상황이다. 시민의 힘이 모아지고 있다. 자치단체는 시급히 구룡산 생태공원 조성에 나서야 한다. 구룡산이 살아야 원흥이 두꺼비도 함께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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