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일시적인 제스처겠지
아마도 일시적인 제스처겠지
  • 한현구<청주시 상당구 관리팀장>
  • 승인 2017.04.25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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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한현구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군은 소련제 탱크를 전면에 앞세우고 북위 38선 전역에 걸쳐 불법적인 남침을 감행하였다. 북한은 전쟁을 일으키기 한 해 전인 1949년 3월에 소련과 조소군사비밀협정을 맺었고, 같은 시기에 중공과는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여 병력을 비롯한 군사적 지원을 약속받았다. 북한의 남침은 단독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소련과 함께 중공의 역할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도 북한의 적화통일이라는 대남전략은 전혀 변하지 않아 재래무기의 지속적인 확충은 물론 생·화학전을 준비하였고 언젠가 이를 감행하려 한 바 있었다. 전 정권부터는 가공할 핵무기와 다양한 미사일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남한에서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새로운 방어체계가 필요해졌고, 작년도에 중국이 반대하는 가운데 한미 간 합의하에 미군이 운영하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국내 배치 결정이 전격적으로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현재 사드 배치에 관하여 국내에서 찬반 의견이 분분하나 이는 한미 정부 간 결정된 국제적인 사안으로 우리나라가 마음대로 돌이킬 수 있는 단계는 지난 것이라 하겠다.

이런 가운데 매일 매스컴에서 아침 저녁으로 발표하는 국내의 기상예보에는 과거와 달리 (초)미세먼지에 대한 언급이 빠지지 않는다. 주로 자동차, 발전소, 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이 먼지는 사흘이 멀다 하고 적정량을 넘어서고 있으며 전 국민의 건강에 위협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자연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치며, 정교해진 다양한 산업과 관광에도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 초미세먼지의 상당 부분은 이웃나라인 중국에서 넘어오고 있어 심각성이 더하다. 사실상 중국에서 발생하는 대기공해 물질에 한국과 한국인이 연중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오랜 이웃나라인 중국은 국내에 사드배치가 결정된 이후 공식적인 반대 입장의 확대와 함께 우리나라에 대한 보복수위를 점차 올리고 있다. 이는 단지 자국인을 달래기 위한 일시적인 일종의 제스처가 아닐까 가늠해본다. 한국에 동맹국의 군사가 장기간 주둔하고 신무기가 도입되는 데에 자국(중국)이 과거나 현재에 한반도에서 해온 군사적인 역할과 적잖이 연결되어 있음을 간과하고 있는 듯하다. 혹은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반면 본의는 아니겠으나 십수년간 한국으로 날아드는 자국발 초미세먼지나 그 막대한 피해에 대해선 일언반구, 가타부타 아무런 말이 없는 것은 무슨 경우라 할 것인가. 심각하고도 새로운 대기환경 상의 난제는 중국의 책임이 무거운 한중간의 외교적 현안임이 분명하다. 중국 당국은 피해자인 우리나라에 대하여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를 명백히 밝히고, 외교적인 경로를 통하여 막대한 피해에 대한 보상방안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중국은 수천 년간 이웃한 나라로 불가피하게 많이 부딪히기도 했거니와 그보다는 서로에게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다. 또한 앞으로도 협력하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할 숙명적인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현안에 대하여 양국은 냉정심을 되찾고 상호 긴밀한 협의를 통하여 해결방안을 찾아가는 게 마땅해 보인다. 이웃과 잘 지내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지만 그렇지 못하면 그것보다 더 나쁜 일도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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