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 봉사 통해 어른신께 봉사"
"미용 봉사 통해 어른신께 봉사"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7.01.17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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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헤어라인 미용실 , 매주 화요일 방문
"어르신들을 내 부모처럼 생각하고 가위를 움직이다 보면 손길이 훨씬 부드러워져요. 고맙다며 내미시는 어르신들의 손을 잡아 드릴때면 이게 행복이구나 싶어요."

청원군 강내면 탑연리에 위치한 현주헤어라인(46·원장 정현주) 미용실은 화요일만 되면 문이 잠긴다. 일명 정기휴일인 셈이다.

한 달에 1회 정도 정기휴일인 여타 미용실과 달리 1주일에 한번 정기휴일을 고집하는 정현주 원장은 화요일 아침이면 자녀들을 앞세운 채 종종 걸음으로 찾는 곳은 다름 아닌 강내면 노인정이다.

평균 연령이 70~80인 어르신들의 머리 손질을 위해 시작된 그녀의 봉사경력은 14년이나 됐다.

정현주 원장은 "미용을 천직으로 여기고 살면서 지역 어르신들에게 보이지 않는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봉사를 통해 보답하고 싶어 경로당을 찾아 미용 봉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내면 저산리가 고향인 정 원장은, 지난 1990년 초 남편과 이혼한 후 탑연리에 정착을 하게 됐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아들 어경선(25)· 딸 어경숙씨(25)도 지금은 어엿한 미용사 전문인으로 성장해 정 원장 곁에서 함께 봉사활동을 다니고 있다.

"이혼 한 후 친정부모님 마음아프게 하면서까지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게 쉽지 않았다"며 "부모님께 덜 부끄러운 자식으로 남고싶어 봉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이어 "강내면에는 총 48개 노인정이 있어 매주 4곳의 노인정을 찾고 있다"며 "자식들도 다행히 엄마를 자랑스럽게 여겨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해 봉사에 동참하고 있어 너무 대견하다"고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어르신들이 어려운 걸음으로 고맙다며 요쿠르트 한 개라도 들고 미용실을 찾을 때면 큰 감동을 받는다는 정 원장은 "앞으로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고향 어르신을 위한 봉사를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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