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성난 펭귄'(필름큐·노비즈 엔터테인먼트)의 외양은 '범죄의 재구성'이 곧바로 연상된다. 백윤식과 이문식. 김상호 등 배우들의 면면과 은행털이 소재까지 꼭 닮았다.

경남 양산에 지어진 영화의 마을금고 세트를 찾았다. 한국은행을 턴다는 '범죄의 재구성'때의 규모와 비교한다면 소박한 목표점이다. 실물크기로 지어진 세트는 지역 주민들이 착각하고 은행 업무를 보러 들어올 정도로 완벽하다.

이날 촬영 분은 은행털이범을 설득하는 형사 구반장(백윤식)의 등장장면. "너희들 영화보고 이러는 거지"라고 비아냥거리는 구 반장은 역시 '범죄의 재구성'때 고수의 풍모가 물씬 풍긴다.

제작진은 '펭귄'이라는 제목의 함축적 의미를 설명했다. 수컷이 직접 알을 품고 새끼를 기르는 헌식적인 부성애를 가진 펭귄처럼 영화는 딸(아버지)을 사랑하는 아버지(이문식)의 마음을 대변한다는 것이다. 영화는 아픈 딸의 병원비를 위해 은행을 터는 상황의 아이러니를 통해 법의심판의 경계에 대한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 이것이 '범죄의 재구성'과의 차별 포인트.

박상중 감독은 백윤식. 이문식 두 배우의 참여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시나리오 때부터 두 배우를 모델로 했다. 기존 이미지를 충분히 차용하고 있지만 디테일하게 차별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변신이 없어보인다'는 지적에 대해 백윤식은 곤혹스러워했다.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관객들에 대한 예의"라며 "변화된 모습을 봐 달라"고 희망했다. 이문식도 "기존의 나와 차별점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