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바위
소원바위
  • 김경수<시조시인>
  • 승인 2017.01.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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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 김경수

옛날에 일하기 싫어하는 젊은 농부가 살고 있었다. 그는 늘상 가난하다고 투덜거렸다.

“난 뭐야! 언제 부자로 살지?”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바위 등에 기대어 있다가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그러자 노인이 나타났다.

“여보게, 일하기는 싫은데 부자가 되고 싶지?”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내가 그 소원 들어줄까?”

“정말요? 어떻게 부자가 되죠?”

“저기 밭 가운데 바위에게 소원을 빌면 들어줄거야”

“거기는 내 밭인데?”

그는 바위에게 달려가 말했다.

“부자가 되게 해주세요”

그때 바위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바위 곁으로 땅을 파 보아라”

젊은이가 땅을 파자 황금이 한닢 나왔다. 그가 황금을 얼른 주었다.

바위에서 또 소리가 들려왔다.

“캘 때 마다 이 씨앗을 묻어라”

젊은이는 시키는대로 씨앗을 묻었다. 또한 황금을 캐느라 그 넓은 땅을 모두 일구어 놓았다. 젊은이는 소원대로 부자가 되었다. 하지만 젊은이는 하루하루가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고을 사또의 행차를 보고 부러워했다. 또한 사또가 젊은이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너는 부자니까 세금을 많이 내지 않으면 큰 벌을 받을 것이다.”

그 날부터 젊은이는 투덜거렸다.

“부자로 살면 뭐해?”

젊은이는 바위에게 달려갔다.

“고을사또가 되게 해주세요”

“백성을 아끼고 고을을 편안하게 다스리지 못하면 큰 벌을 내릴 것이다. 명심하거라”

그는 사또가 되어 사람들 앞에서 으쓱거리며 거드름을 피웠다.

그러던 어느 날 고을에 홍수가 나고 말았다. 고을 사람들은 사또에게 달려가 애원하였다.

“사또, 저희들을 살려주십시오”

누구는 말다툼을 하다가 사또에게 해결해 달라고 호소를 하였다.

“사또, 제발 해결 해주십시오”

하지만 젊은이는 아는 것이 없어 해결할 수가 없었다. 고을은 매일같이 시끄럽고 혼란스러웠다. 젊은이는 사또자리가 싫어졌다. 젊은이는 다시 옛날이 그리웠다.

젊은이는 바위에게 달려갔다.

“농부로 돌아가게 해주세요.”

“그럼, 사또는 어찌 되는거냐?”

“저는 그냥 사또가 되어 우쭐거리고 싶었습니다”

“네 이놈, 지금 백성들은 도탄에 빠져 고통스러워 하는데 네 놈을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구나”

하늘에서 벼락이 쳤다. 젊은이가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젊은이는 바위 속에서 어디서 본 듯한 노인의 모습을 보았다. 순간 그에게 스쳐가는 것이 있었다.

저 밭이 황금밭이었고 일하는 것만이 황금을 캐는 일이었다. 훗날 젊은이는 모든 것을 깨닫고 바라던 소원을 이루게 되었다.

일하기 싫어하는 젊은이의 부질없는 욕심이 부적절한 일들을 초래하지만 결국 진정성을 깨닫고 그 소원을 이룬다는 이야기이다.

인간들에게 욕심은 끝이 없고 색깔 또한 다양하다. 사람들은 하나의 소원이 이루어지면 그 다음 소원을 기대한다. 물론 소원의 존재가 욕심은 아니다. 다만 적어도 참된 소원이라면 간절히 바라는 마음속에서 고행이나 노력의 대가의 의해 얻어지는 것이 소원의 가치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로또 복권 1등으로 당첨되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새해가 밝아온다. 사람들은 누구나 소원이 있다. 우리들이 간절히 바라는 소원은 무엇인가? 모든 사람들의 소원이 이루어지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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