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부총장제 `따따부따'
대학 부총장제 `따따부따'
  • 김금란 부장(취재3팀)
  • 승인 2016.12.20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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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김금란 부장(취재3팀)

대학가에서 부총장제를 두고 말들이 많다.

부총장직을 신설해 운영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없앤 곳도 있다.

부총장제를 운영하는 학교는 대학 경쟁력 강화나 정부의 다양한 정책 사업에 대한 효율적 대처를 이유로 내세웠을 테고 이 제도를 폐지한 학교는 생각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요즘 서원대학교가 부총장제 임명을 두고 시끄럽다.

대학에서는 대학구조개혁평가 2주기를 앞두고 조직 정비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교수회는 교수들을 장악하기 위한 포섭으로 보고 있다.

교수회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지난 16일 열린 교원인사위원회에는 보직 처장 외 다른 위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대학 측이 인사위원회를 열면서 안건이 무엇인지 알리지도 않은 채 15일 늦은 오후 문자로 회의 사실을 통보했고, 선약이 있던 위원들은 참석할 수 없었다.

교수회 관계자에게 부총장으로 내세운 인물을 왜 반대하느냐고 이유를 물었다. “교수들의 권익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권익을 해치는 인물이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서원대가 부총장 임명 건으로 술렁거리면서 구성원 사이에 `5년 징크스'가 시작됐다는 말이 나온다. 5년이면 내부문제가 터지고, 10년이면 주인이 바뀐다는 것인데 흘려듣기에는 말에 뼈가 있다.

손용기 이사장이 학원을 인수한 지 5년이 되는 현 시점에서 부총장 임명 건으로 뒤숭숭한 분위기가 겹치고 있다.

부총장으로 속앓이를 하는 대학을 꼽으면 청주대도 빼놓을 수 없다.

청주대는 지난 2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위해 산학부총장제를 신설했다. 기존 행정업무를 맡았던 행정부총장을 분리해 복수 부총장제를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한 해를 보내는 지금도 부총장을 임명하지 못하고 있다. 말로는 유능한 부총장을 영입하겠다고 헤드헌터 기관에 의뢰도 해보았지만 눈높이에 맞는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은 지 아직 임명 소식이 없다.

충청대학교와 충북보건과학대학교는 부총장제를 운영했지만 지금은 없앴다. 보건과학대는 타 지역 외부 인사를 부총장으로 임명했지만 대학 인지도나 홍보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고액의 연봉만 지급해 비싼 수업료만 치렀다. 충청대는 마지막 부총장을 지낸 손 모 교수의 경우 학과가 폐지돼 소속 학과가 없었음에도 부총장을 맡고 있어 대학 구성원 사이에 뒷말도 나왔다.

대학구조개혁평가,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학생 수는 감소하고 등록금 인하로 들어오는 수입도 줄어드는 데 보직 자리는 오히려 늘어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일까 궁금증이 생긴다. 충북대가 지난 7월 20개 보직 자리를 공개 모집한 결과 113명이 지원한 것이 당시 화제였다. 지원자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신입생 입학 경쟁률보다 높았다.

보직 경험이 있는 교수들에게 나타나는`보직병'이 있다. 이 병의 특징은 학교 행정을 맡다가 보직에서 물러나면 학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해 기웃거리고 직원에게 무슨 일이 없는지 물어본다는 점이다. 보직 병이 생기는 이유는 뭘까? 자리에 대한 책임보다는 누리는 권리가 더 달콤하기 때문이다. 책임이 무거우면 내려놓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다. 보직 자리가 늘어나면 교수들은 항변해야 한다. 강단에 서야 할 교수들에게 왜 무거운 책임을 떠넘기느냐고. 이런 맥락으로 보면 항변하는 교수가 많아야 대학이 산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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