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가마솥에 조각된 문양 용. 거북. 무궁화
괴산 가마솥에 조각된 문양 용. 거북. 무궁화
  • 김홍숙<괴산군문화해설사>
  • 승인 2016.12.1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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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해설사에게 듣는 역사이야기

가마솥 둘레에는 거대한 용의 문양을 넣어 웅장함과 용맹스러움을 나타냈으며 괴산군 상징마크(山)와 가마솥을 양각했다. 불을 지피는 12개 화덕에는 괴산군과 11개 읍면(괴산읍, 감물면, 문광면, 불정면, 사리면, 소수면, 연풍면, 장연면, 청안면, 청천면, 칠성면)의 지명을 새겨 군민들의 화합과 번영의 뜻을 담았다.

가마솥 뚜껑의 용머리에는 가마솥에서 뿜어 나오는 열기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도록 두 마리의 용을 조각하였다. 뚜껑 표면에는 12마리의 거북이와 무궁화가 양각되어 괴산군과 읍면을 상징하고 12지(支)의 날이나 달, 연(年)의 고리를 의미시키고 있다.

12지(支)는 인간 세상의 지기(地氣)에 속하는 것으로서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이 연관되어 역법, 방위, 시각 등에서 이용되어 왔다 한다.

이제 세계에서 가장 크고 거대한 솥에 용과 거북이와 무궁화를 양각한 연유와 그 동물이 주는 상징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솥은 부엌의 대표적 용구로서 때로는 살림살이의 시작을 표상한다. 고대국가에서의 솥은 하늘을 제사하는 제기(祭器)의 대표로서 그 크기는 그 나라의 국위를 상징했다고 한다. 그래서 왕위를 정조(鼎祚), 군운을 정운(鼎運)이라고도 하였다. 임금은 신성한 솥에서 만든 음식으로 천하의 어진이를 향응하고 훌륭한 인재를 불러 그들의 중지를 모음으로서 바른 정치를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경복궁 근정전 좌우에 있는 솥도 그와 같은 상징물이다.

상상의 동물인 용은 우리 민족의 정신과 문화에 미친 영향이 매우 크다. 용은 다른 동물과 달리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신화와 전설의 동물이다. 용은 권력의 상징이었으며 불교의 전래와 함께 호국의 화신으로 자주 등장하였다. 과거를 통해 벼슬길에 오르는 것을 최고의 관심사로 여겼던 사대부들에게 용은 가장 상서로운 존재였다. 등용문이라는 고사성어 자체가 벼슬길로 나간다는 뜻이며 용은 그 자체가 벼슬을 의미하는 것이다.

장수의 상징인 거북이는 오랜 옛날부터 경험 많은 노인을 닮은 지혜롭고 상서로운 동물로서 십장생의 하나가 되었다. 거북은 우리 민족에게 매우 상서로운 동물로서 예언이나 예조적인 행동으로 미래에 일어날 일을 알려 주기도 하며 재복을 가져다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또한 신의 뜻을 전달해 주는 사자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거북은 좋은 뜻을 지닌 동물로 알려져 왔으며 특히 거북이가 장수하는 동물이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십장생의 하나로 정착되었다.

무궁화는 우리나라의 국화다. 나라꽃은 그 나라, 그 민족의 표상이다. 무궁(無窮). 끝없이 피는 꽃. 엄연하고 미려한 기품, 정조와 결백을 갖춘 꽃, 이것이 바로 무궁화다. 겨레의 얼로 민족정신을 상징하는 넋으로 그만큼 합당한 꽃도 드물 것이다. 역사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무궁화는 이 땅에서 자생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무궁화야말로 한 민족의 역사를 고스란히 지켜 보아온 역사의 꽃, 역사의 증인이 아닌가.

지금까지 가마솥에 조각된 민족문화의 상징물인 용과 거북이와 무궁화에 대하여 논해 보았다. “한솥밥을 먹는 사이”라는 말이 있는데 비록 남남이지만 한 가족처럼 가깝다는 뜻이다.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큰 가마솥을 설치한 괴산에서는 군민 모두가 슬기와 지혜를 모아 풍요와 번영을 기원하며 살기 좋은 괴산 건설을 위해 한 식구처럼 화합하며 세계를 향해 발돋움하게 되길 기대한다.(참고 문헌 괴산향토사지 김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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