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 '분당 거사' 힘들어"…비대위 2라운드 준비
비박계, '분당 거사' 힘들어"…비대위 2라운드 준비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12.1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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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 경선은 친박의 함정…경선 참여 자체가 패착"
'분당 동력' 떨어지고, 분당 하더라도 "지니까 나가냐" 비난 여론 불가피
비대위 전쟁 통해 '분당 명분' 쌓을 듯

16일 새누리당 분당의 1차 분수령이던 원내대표 경선이 비박계의 패배로 싱겁게 끝났다.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한 일부 비박계 의원들은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박계 정우택 의원이 당선될 경우 탈당 할수도 있다는 으름장을 놓으며 친박 원내대표 당선 막기에 주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패한 비박계가 연쇄 탈당을 통해 새누리당의 분당 국면을 이끌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현재까지 비박계의 다수 입장은 '분당' 보다는 '관망'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선 패배'에 따라 여전히 당내 소수파라는 점이 재확인되면서 '탈당 동력'이 떨어졌다는 점, 탈당 강행파와 잔류파의 의견이 대립하는 등 '행동 통일'이 쉽지 않다는 것이 비박계의 현실이다.

더욱이 "선거에 지니까 뛰쳐나가냐"는 비난론을 의식해서라도 당분간은 '탈당'을 결행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상황을 우려, 비박계 일부에서는 원내대표 경선 전부터 "원내대표 경선에 뛰어드는 것 자체가 친박이 쳐놓은 덫에 걸리는 것"이라며 섣부른 경선 참여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는 이같은 비박계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간파한 듯, 차기 비대위원장을 비주류 쪽에서 추천하는 인물로 하겠다며 비박계의 '탈당 명분' 뺏기에 나섰다. 이처럼 '폐족' 위기에 내몰렸던 친박계가 일단 한숨을 돌리는 국면이다.

그러나 비대위 구성을 놓고서 다시한번 계파간 전면전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에 이은 2라운드다.

정 원내대표는 비박계에 비대위원장 추천권을 넘긴다고 했지만, 비박계가 '개혁색'이 뚜렷한 강성 인물을 비대위원장으로 세울 경우, 친박계가 이를 호락호락 수용하겠냐는 것이다. 비박계의 한 인사는 "만약 유승민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해도 친박이 받을 거냐?"고 반문했다.

또 비박계가 추천하는 비대위원장이 들어선다고 하더라도, 비대위 구성을 놓고서 여전히 친박계는 '지분'을 요구하고 있다. 비박계가 주도하는 비대위는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우여곡절 끝에 비대위가 출범된다고 하더라도 '인적 청산' 문제를 놓고 친박과 비박은 끊임없는 대결구도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친박은 핵심들의 '2선 후퇴' 선에서 상황을 적당히 마무리하고 싶지만, 비박계는 최소한 '친박 8적' 정도는 숙청해야 국민들에게 면이 선다는 입장이다.

결국 지금 당장 당을 박차고 나가기 힘들어진 비박계는 이처럼 친박계와의 국지전 반복을 통해 '분당 결행'의 동력과 정치적 명분을 쌓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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