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 탄핵정국 …연말 풍경이 사라졌다
김영란법 … 탄핵정국 …연말 풍경이 사라졌다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6.12.14 2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칫 구설 공무원 몸사리기

부어라 마셔라 송년회 옛말

부서별 회식 점심으로 대신

기업들도 송년행사 취·축소

대형 호텔 · 고급식당 `울상'

시끌벅적하던 연말 풍경이 사라졌다.

청탁금지법 시행에 대통령 탄핵정국까지 맞물리면서 전체적인 사회 분위기가 위축된 까닭이다.

직장 동료와 술 한 잔 기울이며 한 해의 노고를 서로 격려하던 모습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이런 현상은 특히 공무원 사회에서 두드러진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몸 사리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한 예로 청주지역 3개 경찰서는 공식적인 송년회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연일 집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규모 있는 행사를 열기가 부담스러워서다. 부서별 회식조차 술자리 대신 점심으로 대신하는 분위기다.

한 경찰관은 “시국이 어수선한 탓인지 직원들 사이에서 송년회라는 말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부서원 3~4명이 모여 점심을 먹는 것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회식이나 송년회를 하더라도 최대한 조용히 진행한다. 자칫 구설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충북도청의 한 공무원은 “시끄러운 판국에 술 마시고 떠드는 공무원들을 달갑게 볼 국민은 없다”면서 “서로 격려하는 차원에서 조촐하게 행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연말 행사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기업들은 매년 열어오던 대규모 송년 행사를 아예 하지 않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대형 호텔과 고급식당가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송년 모임 등 대규모 행사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고급식당의 상황은 심각하다. 청탁금지법 시행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터진 탄핵 정국이 큰 영향을 미쳤다.

송년 모임 예약이 예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청주시내 고급 한식당 직원은 “청탁금지법에 이어 터진 국정농단 사태로 송년 모임 예약률까지 뚝 떨어졌다”며 “정확히 따져보지는 않았지만 평소와 비교했을 때 50% 이상 줄었다”고 토로했다.

청주 시내의 한 호텔 연회장의 대규모 행사 예약률은 20% 가까이 떨어졌다. 기업 송년 모임이나 기관·단체 행사 대신 소규모 행사가 주를 이룬다.

이를 반영하듯 식품접객업, 유통업, 농수축산화훼업 등이 청탁금지법 시행이후 매출이 감소했다는 설문조사가 나왔다.

한국행정연구원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이들 3개 업종 612명을 대상으로 법 시행이 사업체 매출에 연관성이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있다'는 응답은 43.6%였다.

중규모 사업체에서보다 영세사업체에서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높다는 응답률이 높았다.

`서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질문엔 51.2%가 `대체로 그런 편이다' 또는 `매우 그렇다'라고 답해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컸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