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유출 공무상비밀 47건…인사·정상회담 내용 등 민감한 사안들
정호성 유출 공무상비밀 47건…인사·정상회담 내용 등 민감한 사안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11.2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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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리 전화 자료·한중 정상 면담 내용 등 포함
대통령 순방 일정 다수 전달…딸 정유라 관련 문건도

법원에서도 공개하지 않았던 정호성 전 비서관의 공무상기밀누출에 해당하는 47건의 문건에는 검찰이나 감사원 등 사정기관장 인사를 비롯해 국무회의 내용, 민정수석실 비위조사 내용 등 국정운영과 관련한 자료들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전날 재판에 넘겨진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공소장에 그가 지난 4월까지 약 3년간 180건의 문건을 이메일과 인편, 팩스 등을 통해 최씨에게 유출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47건의 공무상 비밀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문건에는 검찰총장 등 정부부처 주요 기관장 등에 관한 인사 내용이 포함됐다. '국무총리, 감사원, 국정원, 행정 각부 장관 후보안' '차관 인선안, 국무조정실 1차장 등 차관급 21명 인선안' '감사원장, 검찰총장 등 기관장 25명 인선안' '국정원 2차장, 기조실장 인선안' 등과 후보자들 관련 정보 등이다.

2013년 8월에는 '청와대 비서진 교체 내용'도 전달됐다. '중국 특사단 추천 의원, 중국 특사단 인선 기준 및 대상자',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청년위원장 인선 내용' 등에 대한 정보도 넘겨졌다.

박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과 회담 내용, 통화 자료 등 외교 문건 등도 최씨에게 건네졌다. '일본 총리 전화 통화 자료' '한미 정상회담, 해외 순방 추진안' '한중 정상 면담 내용' 등 외교적으로 민감한 내용들이 전달된 것이다.

아울러'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 접견 자료' '미 국무장관 접견 자료' 등을 비롯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통화 자료, 면담 내용 등도 최씨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받아 본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함께 민정수석실에서 진행한 각종 비위 조사 사항도 최씨에게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비서관이 최씨에게 전달한 자료 중에는 기업 회장과의 친분을 사칭하는 기업인에게 경고했다는 내용 등의 문건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된다.

대통령 해외 순방 일정 등은 수시로 최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파악된다. '대통령의 서유럽 순방 일정' '사우디 등 중동 국가 순방과 정상회담 일정' '미국 캐나다 북미 순방 상세 일정' '이탈리아 순방 일정표' 등의 문건들이 전달된 것이다. 이들 각 문건 앞에는 '대평원' '계절풍' '북극성' '선인장' 등의 별칭이 따로 붙어 있다.

'체육특기자 입시비리 근절 방안 보고' '교문수석실 보고한 입시전형 관련 개선 방안' 등 승마선수인 딸 정유라씨와 연관이 있어 보이는 문건들도 정 전 비서관이 최씨에게 건넸다. 이밖에 K스포츠재단, 더블루케이 스포츠클럽 지원사업 전면 개편 보고안 등도 박 대통령과 최씨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공유했다.

이처럼 최씨가 사정기관장 인선안 및 정부의 외교·안보 관련 문건, 민정수석실의 비위 조사 내용 등 국정운영과 직결된 문건들을 꾸준히 전달 받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그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은 분야를 사실상 찾기 어려울 지경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의 공무상비밀누설 혐의에 박 대통령이 공모한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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