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황된 대망론의 함정
허황된 대망론의 함정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6.11.16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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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이원종 전 대통령비서실장, 한민구 국방부장관, 김종덕 전 문체부장관,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

이들은 요즘 한꺼번에 언론의 주목을 받는 충북출신 유명인사(?)들이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유탄을 맞은 사람 뿐만 아니라 부산 엘시티 비리 의혹사건의 당사자, 한일군사보호협정 가서명의 장본인으로 해임위기에 처하면서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충청대망론 또는 충북대망론의 부푼 꿈을 안은 지지자들의 열망을 받으며 금의환향을 기대했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바람 앞의 촛불처럼 앞으로의 행보가 불확실하다.

한민구 국방부장관은 한병수 의병장의 손자라는 점 때문에 한일군사보호협정 가서명에 대한 비난을 더 많이 받고 있다. 애국 의병장의 후손이 군비경쟁을 부추기고, 일본의 재무장에 날개를 달아주는 역할을 했다는 맹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표적인 최순실 국정농단의 희생자(?)다. 그의 덕망이 국정농단자에 의해 하루아침에 무너져 버렸다는 점은 충북도민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다.

다만,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사퇴함으로써 `잿밥'에만 관심이 많은 몇몇 정치인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은 평가해야 한다.

또 청주 출신의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순실씨의 최측근이자 `문화계 비선 권력`으로 지목된 차은택씨의 홍익대학교 은사다.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이 충북출신으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다소 생뚱맞다. 그가 최순실과 한 달 곗돈 수천만원짜리 친목계를 한 것으로 알려진데다, 고향인 청주를 최근까지 자주 찾았다는 게 알려지기는 했지만 충북출신이라는 것과 비리의혹이 왜 연결되어야 하는지 다소 의문스럽다.

어쨌든 수많은 충북출신 인사들이 초대형 게이트나 비리의혹에 연루된다는 것은 충북인으로서는 다소 안타깝기도 하고, 이를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만도 하다.

문제는 이번 기회에 `충북의 인물론'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을 해보자는 것이다.

최근 선문대에서 열린 `충청권대망론 보도의 허와 실' 토론회에서 반기문 대망론 등 충청대망론에 대한 따끔한 질책이 있었다. 언론보도 분석결과 보도량만 많았지 지역주민들의 생각조차 묻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마디로,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게끔 해야 할 언론이 오히려 바람잡이 역할로 지역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처럼 엄중한 시기일수록 허황된 대망론 말고 국민과 인류의 발전을 위해 힘쓸 사람이 나서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이 꼭 충북사람이어야만 할 필요가 있겠는가.

지난 12일 100만명 이상이 모인 광화문에서 만난 한 서울사람은 앞으로 충북인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사실 그 말은 큰 부담이 됐다.

이제, 특정지역을 기반으로 한`대망론'에는 많은 함정과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부터는 근거없는 대망론에 흔들리지 말고, 대망론을 등에 업고자 하는 정치인들이 국정농단 시국에서 어떻게 처신하는지 똑바로 지켜보고, 바르게 판단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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