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한자 … 채움과 비움의 철학을 담다
한자, 한자 … 채움과 비움의 철학을 담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6.10.25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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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가 박수훈 세번째 개인전 … 30일까지 충북문화관서 `공부' 주제 40여점 선봬

박수훈(사진) 서예가의 세번째 개인전이 충북문화관에서 30일까지 열린다. 청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견 서예가인 박 작가는 `공부'라는 주제로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 작품은 전통서예 작품과 현대서예를 가미한 캘리 작품이다. 특히 전시장벽에 통째로 걸릴 대형 작품으로 천자문과 금강산가 등도 선보여 다양한 서예의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박 작가는 “예술가의 길로 들어선지 40여 년이지만 할수록 어려운 것이 서예다”며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의미로 전시 제목을 공부로 했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증조 할아버지가 쓰신 문집을 보았는데 글에 힘이 느껴졌다. 이런 글씨를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대학원도 진학해 공부중이다”면서 “예술의 열정 못지않게 생활인으로 책임감도 느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생활이 예술이어야 한다. 생활 속에서 예술이 꽃필 때 가장 훌륭한 예술이 아니겠느냐”고 예술철학을 들려줬다.

비움에서 새로운 작품세계를 추구하고 있는 작가는 여백의 미를 살려 자신의 인생도 담아내고 있다. 채움과 비움의 철학이 서예에서도 실현되고 있다. 단숨에 써 내린 `공(空)' 처럼 우연사출(偶然寫出)의 `비움'이자 `굽히면 온전해지고 구부리면 곧아지고 파이면 차게 되고 낡으면 새로워지고 적으면 얻게 되고 많으면 미혹된다'는 노자의 도덕경을 한 자 한 자에 담아냈다. 많은 글자를 쓰느라 휘어진 그의 손가락이 서예에 매진한 작가정신도 보여준다.

박 작가는 “완벽해지고자 하려다 오히려 옹졸해지는 과를 범하는 것보다 어수룩하면서도 사유의 길을 놓지 않는 글씨가 더 좋다. 글씨 쓸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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