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동거녀 살해 암매장사건 현장검증
음성 동거녀 살해 암매장사건 현장검증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6.10.24 20: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주 상당署, 경찰서·백골시신 발견 밭서 진행 … 진술 신빙성 검토 송치 예정
`음성 동거녀 살해 암매장 사건' 현장 검증이 24일 이뤄졌다.

이날 오전 11시 5분쯤 청주 상당경찰서 1층 현관. 동거녀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암매장한 혐의(폭행치사 등)로 구속된 이모씨(38)가 수갑과 포승줄을 찬 채 들어섰다.

암매장을 도운 혐의(사체유기)로 함께 구속된 이씨의 동생(36)도 동행했다.

이들은 현관을 지나 현장검증 장소가 마련된 수사과로 향했다. 경찰은 범행현장 인근 주민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다고 판단, 장소를 경찰서 내로 결정했다.

이씨는 수사과 숙직실 한쪽에 마련된 침대에 올라가 누웠다. 이씨 왼쪽 옆에는 피해자 A씨(사망당시 36세)를 대신한 마네킹이 놓였다.

이씨는 누운 상태로 왼쪽 팔을 휘둘러 마네킹 얼굴 부분을 때렸다. 이후 상체를 일으켜 같은 부분을 향해 오른 주먹을 세 차례 휘둘렀다. 그는 이 자리에서 “(A씨를) 폭행한 뒤 담배를 피우고 다시 옆에 누워 잤다”고 말했다.

암매장을 위해 방 안에 있던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 재연은 비공개로 이뤄졌다.

11시 45분. 이씨가 현관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시신을 차에 싣는 과정을 재연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마네킹이 반으로 접혀 들어가 있는 파란색 플라스틱 통을 미리 준비된 승합차 뒤편으로 끌고 갔다. 플라스틱 통에는 A씨 추정 몸무게(45㎏)를 맞추기 위해 덤벨도 들어갔다.

이씨는 차량 트렁크 위로 올라가 이 통을 힘겹게 끌어올려 놓고 조수석에 앉았다. 운전석에는 시신을 운반하는 데 도움을 준 동생이 탔다.

경찰은 이후 이들 형제를 데리고 A씨의 시신이 발견된 음성군의 한 텃밭으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시신을 암매장한 과정에 대한 검증이 이어졌다. 이들은 두 시간(이동시간 포함)여에 걸쳐 범행 과정을 무덤덤하게 재연했다.

경찰은 지난해 2월 “한 남성이 동거녀를 살해한 뒤 암매장했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를 벌여왔다.

1년 8개월간 수사를 이어온 경찰은 지난 18일 음성군 대소면의 한 밭에서 30대 여성으로 추정되는 백골 시신을 발견했다. 이후 여성의 동거남이었던 이씨를 비롯해 동생을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이날 현장검증을 토대로 진술 신빙성 여부 등을 따져본 뒤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