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빈곤층 350만명 "바닥탈출"… 1999년 이후 최대폭 감소
美 빈곤층 350만명 "바닥탈출"… 1999년 이후 최대폭 감소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09.2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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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카이세도(Alex Caicedo)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프로미식축구팀인 워싱턴 레드스킨스의 홈구장인 페덱스필드의 죠니로켓 식품 스탠드에서 시급 21달러를 받고 일을 하던 비정규직이었다. 그나마도 꾸준하게 주어지는 일이 아니었다. 그의 1984형 자동차 쉐비 노바는 언제 퍼질지 모르는 고물이었다.

그러나 카이세도는 지금 게이더스버그에 있는 피자집에서 연봉 4만 달러와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부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처갓집에 얹혀살던 그는 곧 아내와 아이들을 자신이 마련한 새 집으로 옮길 계획이다.

2008년 금융위기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빈곤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면서 미국인 350만 명이 마침내 빈곤의 덫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미국 센서스국의 보고서를 인용해 2015년 미국의 빈곤율은 13.5%로 전년 대비 1.2%포인트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는 1999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빈곤층 미국인 숫자는 4310만 명으로 2014명보다 350만 명 줄었다. 또 빈곤층 가구 수와 가구 빈곤율은 860만 가구(10.4%)로 2014년 950만 가구(11.6%)에 비해 1.2%포인트 줄어들었다.

센서스국의 보고서는 2015년은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이후 빈곤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대부분 가구의 소득이 오르기 시작한 첫 번째 해라고 밝혔다. 빈곤율은 버몬트 주를 필두로 23개 주에서 떨어졌다. 다른 주들은 제자리를 유지했다. 빈곤율이 증가한 주는 없었다.

빈곤율 하락은 모든 그룹에서 골고루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아프리카계와 히스패닉계 미국인들이 가장 두드러진 향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계와 히스패닉계 미국인들은 연간 소득 2만4300달러(4인가족 기준) 이하인 빈곤층의 4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저소득층의 세금을 환급해주는 근로소득보전세제(the earned-income tax credit)와 식료품 할인 구매권(food stamps) 등 사회보장제도 프로그램을 통해 빈곤층을 지원해 왔다.

그러나 미국의 빈곤율이 크게 감소한 이유는 미국 경제가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완만하지만 실질적인 활기를 보여주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2014~2015년 사이 미국에는 29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졌다. 파트타임 노동자들도 일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인플레이션에 따라 급여도 올랐다.

보수적인 연구기관인 미국기업연구소(American Enterprise Institute)의 경제정책연구 국장인 마이클 스트레인은 “센서스국의 보고서를 들여다보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일하게 됐음을 알수 있다. 빈곤계층이 줄어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워싱턴 소재의 진보 성향 연구기관인 ‘경제정책 연구소(Economic Policy Institute)’의 이코노미스트인 엘리스 굴드(Elise Gould)는 경제발전의 결실이 한 동안 빈부격차만 확대시키다가 마침내 빈곤층에게까지 미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간층 보다는 하층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폭이 더 크다고 밝혔다.

NYT는 그러나 아직도 4300만 명의 미국인은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들 중 1400만 명은 어린이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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