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좋은 가을이다. 나른한 오후 벤치에 누워 베르테르의 시를 읽어도 좋고, 김현승 시인의 시를 읽어도 눈치가 보이지 않는 계절이다. 그럼에도 정작 무엇을 읽을지 고민이 많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선정한 가을에 읽기 좋은 청소년 권장도서 10선을 소개한다.
# 동물원 야간개장(함께해·대전지족고 학생 윤정수 외)=평범한 고등학생들이 국어시간에 쓴 동화와 시를 엮은 책이다. 아이들의 생각과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하는 교사로부터 시작된 동화 쓰기·시 쓰기 수업. 아이들은 민 낯인 마음을 쏟아냈다. 풍부한 상상력에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하고 때론 애잔한 마음이 든다.
# 건축가 엄마와 함께 서울 옛길 느리게 걷기(라의눈·최경숙 저)=부암동, 서촌, 북촌 등 걷기 좋은 답사 코스와 지도를 수록해 안내서 역할과 역사와 건축 코드의 이해를 도와준다. 서울의 현재 모습과 우리가 잊고 있는 역사적 진실, 사람 이야기에 집중하며 한국의 전통건축, 조선과 개화기의 역사, 도시의 변천을 체험해본다.
# 조선 소년 무기를 만들다(그린북·이규희 글·토끼도둑 그림)=병자호란을 배경으로 당시의 무기 수준을 살펴보는 역사 동화다. 정묘호란에 가족을 잃고 고아가 된 소년 무걸이 군기시에서 비밀스러운 무기를 만드는 일을 하며 큰 활약을 하는 줄거리 중간 중간에 당시에 사용했던 활과 창, 환도, 신기전, 화차, 비격진천뢰 등의 무기를 설명한다.
# 행복한 감정사전(아울북·최영미 글·임성훈 그림)=초등학생 대상 감정교육 그림책. 일상생활에서 쉽게 겪을 수 있는 감정 80가지를 소개하고, 감정을 느낄 만한 상황을 대화식으로 제시하며 감정 경험에 대해 엄마와 이야기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 전쟁터로 간 책들(책과 함께·몰리굽틸매닝 저)=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 정부와 출판계는 책으로 군인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휴대할 수 있는 작은 페이퍼백을 제작·보급했다. 이렇게 생겨난 ‘진중문고’의 탄생에 얽힌 비화와 전쟁터의 군인과 작가, 시민이 나눈 역사적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수록했다.
# 세계도시 지도책(풀과 바람·조지아 체리 글)=콜라주 기법으로 완성도 높인 세계 지도를 따라 전 세계 30개 도시의 자연환경과 역사, 문화를 둘러볼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다. 방대한 정보와 생생한 그림, 호기심을 자극하는 글로 한 장의 그림지도를 통해 그 나라의 지리와 자연환경은 물론 문화와 생활상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 청소년을 위한 코스모스(생각의 길·에마뉘엘 보두엥)=코스모스를 뒤흔든 30가지 천문학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달 위상을 재현하기, 해시계 만들기, 태양흑점 관찰하기 등 이 책에 제시된 30가지 실험들은 방법도 다채롭고 난이도도 다양하다.
# 괜찮아 인생의 비를 일찍 맞았을 뿐이야(휴·김인숙, 남민영 저)=수녀인 저자들이 마자렐로 센터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책 속 주인공들은 길 위에서 한때 방황했던 사춘기 소년, 소녀들이다. 저자들은 질풍노도의 10대를 지나온 아이들이 하고 싶은 말과 듣고 싶었던 조언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 강가에서(산하·트레이스 발라 글)=오스트레일리아에서 아동문학상을 받은 작품으로, 소년의 시점으로 전해지는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이 매력적이다. 2012년 여름, 작가는 친구와 함께 카누를 타고 글레넬그 강을 여행했다. 열흘 동안 날마다 관찰 일기를 쓰고, 사진을 찍고, 스케치를 한 그 모습이 담겨 있다.
# 동심으로 떠나는 시간여행(고인돌·김웅용 글)=기네스북에 IQ 210 세계 최고 지능 지수 보유자로 등재된 저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2살 때부터 시를 짓고, 4살에 일본 후지 TV에 출현해 동경대생과 미적분 문제를 푸는 시합을 벌여 이긴 천재 김웅용이 아닌 어린이 김웅용이 느꼈던 배움의 즐거움과 동심이 수록됐다.
/김금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