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病相憐 … 마음 나누고 함께 노후문화 즐기다
同病相憐 … 마음 나누고 함께 노후문화 즐기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6.09.12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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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병상련 :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이끼리 서로 불쌍히 여김>요양원에서 보내는 추석

또래 노인친구 말벗·전문적 관리… 입소전 걱정 훌훌

일부 가족 명절이벤트·부모님 모시고 고향 방문도

추석맞아 국악한마당 잔치… 어르신들 웃음꽃 활짝

현대사회가 급속히 고령화되면서 노인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독거노인이 많아지고 거동이 불편하거나 치매로 정상생활이 힘든 어르신들이 요양원이나 요양보호센터에 의지하면서 명절을 맞이하는 풍경도 변화하고 있다. 혼자 쓸쓸하게 보내기보다 동병상련의 마음을 나누며 함께 즐기는 노년의 문화를 추석명절을 맞아 새롭게 조명했다.

지난 여름 이진영씨(가명 청주 금천동)는 홀로 사는 어머니(85)를 요양원에 모셨다. 치매와 당뇨를 앓는 어머니는 거동이 불편해 2년째 재가요양을 해왔었다.

밤에 혼자 계시다 행여 변을 당할까, 불안한 마음에 24시간 요양원을 권했지만 한사코 뿌리치는 어머니를 설득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올해 불볕더위가 찾아오면서 병세가 깊어진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셨다. 재가요양으로는 도저히 어머니를 보살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식에게 버림을 당하는 것 아닌가 싶어 내심 걱정이 많던 어머니는 요양원에 입소하고 나서 3일 만에 활기를 찾으셨다. 또래 노인 친구와 말벗이 되고 전문적인 관리까지 받으면서 요양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이다. 어머니가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면서 알게 모르게 가족들이 받았던 부담도 줄어들었다.

이씨는 “저렇게 즐겁게 지내실 줄 알았으면 진작에 모실 걸 하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건강을 관리해주고 놀이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어 새로운 생활에 재미있어 하신다”며 “이제 요양원이나 보호기관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요양원에서 처음으로 명절을 맞는 어머니를 위해 이씨는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다.

5형제 자식들이 흰 티에 어머니를 응원하는 글자를 직접 써서 기념사진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하얀 티에는 자식들의 마음을 대신하는 글귀로 “엄마, 감사합니다”, “알랴뷰 엄마”, “엄마 고마워요”를 새겨넣었다.

신미숙씨(가명 청주 가경동)도 시골에 홀로 계신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셨다.

적적하게 혼자 보내셨던 어머니는 고향에 잠시 들렀다가도 요양원에 가자고 먼저 서두르신단다.

신씨는 “요양원에 간다고 하면 동네 사람들에게 창피해 하시던 엄마가 이제는 먼저 가신다고 할 만큼 좋아하신다. 혼자 계셨던 생활이 외로웠나 보다. 실제 생활해 보시더니 만족스러워 하신다”라며 “추석에는 어머니를 모시고 잠시 고향에 들렀다가 올 생각이다”고 들려줬다.

노인주간보호센터인 효원노인복지센터(센터장 유금화)에서는 지난 9일 어르신들과 송편을 빚고 한가위 국악한마당도 펼쳤다.

오전부터 시작된 송편 만들기는 옛 이야기로 풍성하다. 시집살이도 생각나고 명절을 보내느라 분주했던 한때도 회자하는 시간이다.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우며 송편을 빚은 어르신들의 표정은 밝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85세 어르신은 “송편을 잘 빚어야 예쁜 각시 얻는다”며 웃음을 안겨준다.

다리가 불편해 요양센터에서 케어를 받고 있는 남자 어르신도 송편 만들기에 거드셨다. 두툼한 손으로 길죽하게 송편을 빚어내자 “송편이 아니라 만두네”라는 지청구도 즐겁기만 하다.

60대에서 98세 할머니까지 모두가 친구가 되어 웃음꽃을 피운다. 동아리 사물놀이팀이 마련한 국악과 민요가 흘러나오자 덩실덩실 어깨춤도 추신다.

노년의 삶이 외롭지만은 않다신다.

유금화 센터장은 “재가방문자와 요양센터를 이용하는 분은 100여명이다. 연령층은 다양하지만 추석 명절을 그냥 보내기 서운해서 송편을 빚고 사물놀이 공연도 준비했다”며 “노인인구가 많아지면서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요양기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 센터장은 또 “직장인이 많아지면서 보호자들이 어르신을 보살피기 힘든 사회구조다. 시설에서는 웃음치료와 그림, 치매예방프로그램은 물론 전문케어로 근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면서 “요양원이 긍정적인 노인문화로 정착되도록 정부사업으로 적극 담아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연지민·사진 유태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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