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단체 "北 태영호 탈북에 항일투사·2세 전면 검열"
탈북자단체 "北 태영호 탈북에 항일투사·2세 전면 검열"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08.3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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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태영호 주영 북한 공사 가족 탈북 사건이 발생하자 항일투사와 2세들에 대한 전면적인 검열에 들어갔다는 주장이 31일 탈북자 단체를 통해 제기됐다.

탈북자단체 NK지식인연대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북한실상설명회를 열어 "투사 가족임을 내세우던 항일투사들과 2세대들이 바짝 꼬리를 내리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할아버지(김일성)의 측근이라는 이유로 항일투사들에게 호화로운 생활과 신분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점을 못마땅하게 여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항일투사 세력의 중심에 서 있던 오극렬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5월 제7차 당대회에서 정치국에 들지 못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게 이 단체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태영호 공사 가족이 영국에서 잠적, 이달 초 한국으로 망명하면서 항일투사 2세대 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대대적인 검열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태영호 공사와 함께 한국에 들어온 부인 오혜선씨는 항일투사 오백룡의 형 오백록의 손녀로, 오씨의 탈북이 항일투사 그룹과 2세들의 안위에 치명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번 오백룡 가문의 탈북 사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은 '어젯날의 충신이 저절로 오늘의 충신이 되는 법은 없다. 과거 공로가 있다고 하여도 당의 영도를 따르지 않고 혁명을 할 생각은 하지 않고 집안 자랑이나 하면서 무임승차하는 사람들, 사리사욕이나 채우는 사람들은 결정적 시기에 당과 수령을 배반하고 자멸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우리 당에는 그런 사람 필요 없다'는 내용의 친필 방침을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NK지식인연대는 "김정은의 방침이 나오고 중앙당 조직부 6과가 직접 항일 투사들과 2세들의 생활에 대한 전면적인 검열이 시작됐다"며 "벌써 중앙당에서는 오씨 가문은 이제 끝났다는 말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창전거리에 있는 아파트에 항일투사들을 집단 거주시키고 '경호'라는 미명 하에 친척을 포함한 외부인이 보위부장 승인 없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항일투사 그룹의 중심인 오극렬 등은 특별 보위를 한다며 집 앞까지 경비병을 세워두는 등 사실상 가택연금 됐다는 소식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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