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 공포에 신흥국 엑소더스?…외인 자금 유입 '낙관론' 여전
美금리인상 공포에 신흥국 엑소더스?…외인 자금 유입 '낙관론' 여전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08.3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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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도 달러 강세로 가기 힘들 것"
"신흥국 경기 반등, 이익 전망 높아서 매력적"
"국내 증시도 실적장세, 유동성 감내력 높아"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 발언으로 신흥국에 몰렸던 유동성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신흥국에 대한 낙관론이 주목을 받고 있다.

통상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신흥국의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면서 신흥국 경제에 충격을 주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글로벌 경제에 대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꾀하고 있는 데다 신흥국 경기 회복세가 선진국보다 양호하다는 점에서 '이번엔 다르다'는 인식이 나온다.

앞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연준은 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어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9월 기준금리 인상과 연내 두 차례 인상 가능성 모두에 그렇다고 한 것"이라고 옐런 의장의 발언을 추가 해석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12월 인상 가능성이 우세하지만 9월 인상론에 대한 목소리도 속속 나온다. 이 경우 신흥국으로 향하는 자금 유입이 중단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자금이 유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과거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 달러 강세가 나타났다. 달러 강세는 완자재 가격 하락과 이머징 통화 가치에 하락 압력을 가해 원자재에 대한 경제 의존도와 대외 자금에 대한 금융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들은 달러 강세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유럽과 일본의 통화 이완 강도와 약발이 예전만 못해 미국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도 달러화가 무작정 강세로 가기 힘들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선진국의 통화정책이 한계에 봉착하면서 재정정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되더라도 달러화는 크게 강세로 가지 못한 것"이라며 "이는 이머징 통화가 당분간 약세로 가기 힘들다는 말과 동의어로 통화 강세 모멘텀이 유지한다면 이머징 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은 좀더 연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흥국 경기가 선진시장의 레벨을 충분히 따라왔고, 중국의 경착륙 공포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국의 수출증가율 역시 올해 1월 이후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신흥국에 대한 선호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과 이머징국가의 경기 개선 속도는 최근 3년간 가장 작은 수준"이라며 "이머징 국가들의 성장률이 올라서고 있는 단계라면 굳이 글로벌 자금들이 미국으로 회귀할 이유가 없다. 더욱이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는 최대한 글로벌 경기 회복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완만한 인상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신흥국 경제지표는 기대에 못 미치는 면은 있지만 방향은 반등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올해 들어서는 신흥국 경기 반등 징후와 함께 신흥국 증시에서 기업 이익 전망과 밸류에이션 상승이 동반되고 있으며, 선진국을 압도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9월 금리인상 이슈가 있지만 경기 및 기업이익이 반등하고 있는 신흥국 주식이 과거처럼 천대받을 가능성은 낮다"며 "일본, 유럽 주식에 대한 대안 투자처로서 지위는 지속될 것이다. 한국 역시 최근 주가 상승이 기업 이익 개선에 기인하는 실적 장세 양상을 띠고 있어 유동성 이슈에 대한 감내력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 국내 증시에서는 옐런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 이어졌지만 정작 연설 직후인 29일에는 외국인들이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30일 역시 외국인은 매수 우위를 보이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긍정론을 드러냈다. 과거와 달리 외국인 투매나 증시 변동성 확대도 크지 않았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신흥국 우위의 하반기 정책 환경, 글로벌 자금의 신흥 증시에 대한 기대가 유효하다.그동안 국내 증시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던 기업실적 역시 1,2분기 실적 호조를 통해 중장기 비관론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면서 국내 증시 낙관론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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