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잠수함 도입시 北SLBM 무력화 가능할까
핵잠수함 도입시 北SLBM 무력화 가능할까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08.2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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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잠수함 보유만으로도 北 잠수함 활동 위축 효과"
"주변국 반발…미·일과의 외교적 마찰로 쉽지 않아"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 증대로 우리 군이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를 둘러싸고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그동안의 핵보유 주장 및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 등과 맞물려 증폭될 조짐도 보인다.

일단 군 당국과 상당수 전문가들은 핵잠수함 확보를 통해 대잠 능력이 강화되면 북한의 SLBM이나 잠수함 공격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핵잠수함은 핵에너지에서 추진 동력을 얻는 잠수함이다. 명칭만 보면 핵무기와의 관련성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핵무기 탑재 여부와는 관계 없이 핵분열 방식을 응용한 원자로를 동력으로 사용한다면 핵잠수함이라고 부른다. 핵잠수함을 보유·운용 중인 국가는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인도 등 6개국으로 전해진다.

핵잠수함은 수중에서 시속 30~65㎞의 속력으로 항해할 수 있으며, 단 한 번의 연료 공급으로 지구 한 바퀴를 돌 수 있어 잠항 기간이 사실상 무제한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상 상황이나 해면의 상태에 영향을 덜 받고, 디젤엔진 잠수함과는 다르게 전기 충전 등을 위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아도 된다.

즉, 재래식 잠수함보다 더 빠르고 오랜 시간 잠항할 수 있으며 더욱 안정적인 항해가 가능한 것이다.

이와 관련 군의 한 관계자는 29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핵잠수함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침은 없다"면서도 "만약 한 척이라도 핵잠수함을 보유한다면 우리 군의 대잠 작전 능력은 대폭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군사전문가도 "최소 2~3개월 이상 자유롭게 잠항하면서 북한 잠수함 전력을 집중 감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핵잠수함이 갖는 전략적 의미는 상당하다"며 "현재로서는 북한의 SLBM이 언제·어디에서 발사될지 쉽게 파악하기 어렵지만 핵잠수함을 확보하게 되면 SLBM 발사 직전에 선제 타격도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상당수 군사전문가들은 이제라도 핵잠수함 보유 등 북한의 SLBM 및 잠수함 공격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군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기술이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향상되고 있는 만큼, 가능한 모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잠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핵잠수함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핵잠수함을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북한 잠수함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실제로 북한은 미군의 핵잠수함 등 전략 자산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데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그러나 핵잠수함 보유는 중국과 러시아 등의 반발은 물론 미국과 일본 등 우방국들과의 외교적 마찰 가능성 및 동북아 지역에서의 군비 경쟁 가속화 등 우리 정부가 추진한다고 해서 그대로 진행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도 충돌하는 만큼,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군 당국이 핵추진 잠수함 건조 기술을 확보했는지 여부도 확실치 않다.

지난해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으로 우리나라도 핵잠수함 연료로 사용되는 우라늄을 20%까지 농축할 수 있게 돼 핵잠수함 건조의 단초가 마련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도 미국의 승인 없이 우라늄을 20%까지 언제든 농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은 면밀하게 검토를 해봐야 한다. 현재로서는 답변 드리기가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세계 최초의 핵잠수함은 1954년 진수된 미국의 노틸러스함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1959년에는 수중에서 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첫 전략핵잠수함인 조지워싱턴함 진수에도 성공했는데, 전략핵잠수함은 유사시 자국의 주요 기지가 파괴돼도 적국에 핵미사일 보복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치명적인 전략무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 정부도 지난 2003년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사업인 일명 '362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4,000톤급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하다가 외부에 알려지면서 이를 중단했었다.이를 두고는 핵잠수함 연료로 사용되는 농축우라늄을 확보하는 능력과 원자로 소형화 등 기술적인 문제와 함께 주변국가들의 반발 등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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