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문제로서 '빈곤의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
구조적 문제로서 '빈곤의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08.1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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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빈곤의 문제'는 19세기 말, 20세기 초 영국으로 독자들을 데려간다.

저자는 1990년대에 레닌과 얽혀 ‘잉여자본의 국외투자가 제국주의의 식민지 점령을 초래한다’는 단순화된 홉슨-레닌 테제로 널리 알려졌던 J. A. 홉슨이다. 홉슨은 평생 경제학을 기반으로 서민의 생활과 빈곤을 해결하고자 노력한 실천적 사회학자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첫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던 중, 영국에 자본주의 역사상 첫 경제 공황이 찾아오게 되고 런던대학에서 경제학과 고전을 가르치고 있던 30대 초반의 젊은 학자였던 홉슨은 빈곤과 실업이 만연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그는 당시의 경제학이, 시장의 조화로운 작동을 맹신할 뿐 공황이 불러온 과잉생산과 기업도산, 실업에 관해 아무런 설명을 못하는 것에 의문을 품었다. 그는 기존의 경제학의 전제를 전면 부정하는, 당시로서는 매우 급진적인 ‘저소비이론’을 주장했다.

저소비이론과 제국주의론의 사회경제학자인 홉슨은 영국 노동자의 근로 환경 실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빈곤이란 개인의 게으름과 같은 윤리적 영역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사회의 구조적인 문제, 즉 '고한제도'의 산물임을 밝힌다. 그는 취업시장에 과잉 공급돼 늘 실업 상태일 수밖에 없는 미숙련 노동자가 빈곤층을 이루고 있으며, 실업의 해법은 결국 시장에서 노동자들의 공급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노동자들은 스스로 깨우치고 연대해서 노동조합을 형성해야 하고, 가내수공업으로 겨우 연명하는 '고한 노동자'들에게 그것이 얼마나 요원한 이야기인지도 자세히 풀어낸다. 또한 정부가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공장법', '8시간 노동제'와 같은 일명 '사회주의 법'을 제정하는 당시 영국의 추세 또한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국내에 처음 번역 출간된 책이다. 김정우 옮김, 343쪽, 1만5000원, 레디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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