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2016 한국 펜싱에 '값진 銅' 안긴 김정환
리우2016 한국 펜싱에 '값진 銅' 안긴 김정환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08.1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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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펜싱의 김정환(33·국민체육진흥공단)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2인자' 꼬리표를 뗐다.

김정환은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 3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모이타바 아베디니(32)에 15-8로 완승을 거둬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준결승에서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아론 시라지(26·헝가리)에 져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리기는 했지만, 이번 동메달은 김정환이 그간의 2인자 설움을 털어내고 당당하게 국내 1인자로 올라섰음을 알리는 메달이었다.

김정환은 적잖은 굴곡을 넘어온 '늦깎이 검객'이다. 게다가 오은석(33), 구본길(27·국민체육진흥공단)에 밀려 '2인자'의 자리에 머물렀다.

중학교 2학년 때인 1996년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검을 잡은 김정환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것은 대학 4학년이던 2005년이었다.

김정환은 2005년 SK텔레콤 국제그랑프리대회에서 '깜짝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지만 곧바로 암초를 만났다.

당시 대회에서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여 메달은 박탈되고 1년간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당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출전도 불발됐다.

김정환은 불면증 치료를 위해 복용한 약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정환은 당시 운동을 그만두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아버지의 설득으로 다시 검을 잡았다.

2007년 2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화려하게 돌아온 김정환은 그 해 5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월드컵 A급 대회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 남자 사브르 사상 첫 국제대회 우승이었다.

'부활 찬가'를 부르는 듯 했던 김정환은 2008년부터 다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2008~2009시즌 그의 세계랭킹은 111위까지 곤두박질쳤다.

조금씩 기량이 살아나기는 했지만, 김정환은 2007년과 같은 국제대회 입상이라는 영광을 누리지는 못했다.

김정환은 2012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조금씩 살아났다. 2012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땄고, 올림픽 직전 치른 월드컵 A급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정환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개인전 32강에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중만에게 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런던올림픽 이후 김정환은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상위권의 성적을 냈다.

2013년 6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2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월드컵 A급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바로 다음 달에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벌어진 그랑프리대회에서 정상에 섰다.

이후 월드컵 대회에서도 두 차례 은메달을 딴 김정환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2인자' 딱지를 떼지 못했다.

나름대로 상승세를 탔지만,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1인자로 꼽히던 구본길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2인자로 밀린 김정환은 2014년 말부터 상승세를 탔다. 그해 12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그랑프리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지난해 6월 아시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을 땄다.

올해 4월 중국 우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따낸 김정환은 5월 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그랑프리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수확, 완연한 상승세를 보였다.

어느새 세계랭킹도 국내 1인자로 꼽히던 구본길(4위)에 앞선 2위였다.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 출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 김정환은 "국가대표 펜싱 인생의 마침표로 생각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록 금메달을 아니었지만 김정환은 한국 남자 펜싱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사브르 개인전 메달을 품에 안았다.

굴곡진 선수 생활 끝에 얻은 달콤한 열매를 얻은 김정환에게 더 이상 '2인자' 꼬리표는 어울리지 않는다.

◇김정환 프로필

▲생년월일=1983년 9월2일
▲신체조건=178㎝, 66㎏
▲학력=신동초-신동중-홍대부고-한국체대
▲주요 성적= 2007년 방콕 하계유니버시아드 개인 3위·단체 2위, 2009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 1위, 2011년 아시아선수권대회 단체 1위, 2012년 런던올림픽 단체 1위,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단체 3위, 2014년 아시아선수권대회 단체 1위,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 단체 2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개인 2위·단체 1위, 2015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 1위·단체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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