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발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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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2.1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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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낙 수 <괴산 칠성중>

스승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우리 교사들이 다같이 반성해보아야 할 대목이다. 교육에 있어 교사의 생명은 과연 무엇인가. 지식 전달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교사는 학생과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교감으로 배움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함양해야 한다. 그래야 학생과 교사가 진정으로 서로 존중하는 풍토가 조성된다.

그러나 나 역시 교사로서 참 부끄러울 뿐이다. 30년간 교사 생활을 해온 나 자신을 돌아보면 지속적으로 오늘까지 이어지는 진정한 제자는 30여명에 지나지 않는다. 수많은 학생들 가운데 스쳐가는 관계로 만든 것이 학생들이 아니라 나 자신임을 늦게나마 알게 된 것이 다행이다.

얼마 전 시골로 전근을 가 학교 매점 앞에서 마주치는 학생들, 양 손에 빵을 들고 또 빵을 사달라고 조르는 학생들을 자주 대하게 된다. 이때 대답할 것이 난감해지기도 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당황한 일로 학교 매점 앞을 가급적 피했다. 학생들에게 베풀기를 좋아하지만, 이런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스스로 하는 것은 매우 기분이 좋지만 남에 의해 행해지는 것은 싫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정을 못 받고 자란 시골 아이들의 응석이라는 것을 2년 후에나 깨닫게 되었다.

진정한 교육을 위해서는 교사와 학생은 친밀해야 한다. 학생과 교사, 교사와 학생은 조용히 불러보고 싶고, 많은 시간 대화하고 싶고, 학생이 잘 했으면 등도 토닥여줄 수 있고, 그냥 바라보고 싶은 그런 사이여야 한다.

이런 긴밀한 관계는 못되더라도 서로에 대한 작은 관심은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경계의 눈빛으로, 감시의 눈빛으로 얼마간의 거리를 두고 지식을 사고파는 관계로 전략하고 있는 작금이 그리 낯설지 않다. 이런 현실에서 진실된 교육이 이루어질지 의문이다.

그런데 교장 교감선생님께서 교사에게 커피 한 잔을 타 주고 또한 명절에 먼저 간단한 선물을 주는 일이 얼마 전부터 일어나고 있다. 이와 같이 권위적인 것의 탈피에서 믿음과 신뢰는 태동하리라 본다. 서로간의 믿음은 학교 발전 학생교육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교장이나 관리자들이 전교조 교사들과 서로 반목하고 존중하지 않는 그런 성향이 남아있다. 교사 간 그리고 관리자와 교사가 상호 존경과 믿음이 없다면 학생이나 이 사회로부터 믿음과 신뢰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은 결코 아니다. 누구랄 것 없이 먼저 따뜻한 손을 내 밀어 내 탓임을 자인해야 한다. 교직원 상호 간의 존경과 신뢰를 근간으로 학생에 대한 진정한 관심을 쏟는데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경구를 거듭 가슴에 담아 최선을 다해 온돌같이 쉽게 변하지 않는 진솔한 관심의 시선을 모든 학생에게 주어야 한다.

우리 교사를 스승님이라 부르는 자 몇이나 되고, 과연 누구인가. 교사들이 먼저 자신의 제자가 몇이나 되는가를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정말 사심 없이 지속적인 관심을 보인 제자들만이 변하지 않는 스승과 제자로서 끈끈한 자리매김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주판알 튕겨보는 그런 계산적인 셈은 필요하지 않지만 따뜻한 마음과 선한 눈빛이라면 더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서로 위하는 마음이라면 그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우리 모두 하나 되어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되어 파란 하늘을 본다면 그 어느 것도 필요 없을 것이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온돌 같이 따뜻한 마음으로 학생들과 동료교사에게 시간을 내어 관심과 신뢰의 눈 맞춤을 먼저 보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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