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미사일 총동원해 '사드 무력화'
北, 탄도미사일 총동원해 '사드 무력화'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07.1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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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거리·중거리 탄도미사일 등 총동원 "남한 전역 타격 가능" 위협
사드 배치 반발 '무력시위'…南南갈등 및 국제공조 와해 의도 있어
각종 미사일로 '사드 무용지물' 부각, 핵탄두 소형화 위협 가능성도

북한이 19일 오전 동해상으로 스커드(사거리 300~700㎞) 계열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2발과 노동(사거리 1300㎞) 계열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하며 무력 시위에 나섰다.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지역으로 경북 성주군이 확정된 지 6일만이다.

인민군 총참모부 포병국 명의의 '중대 경고'를 통해 "사드가 배치되면 물리적 대응을 하겠다"고 위협한 지 8일만이며, 지난 9일 동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한 이후 10일만이다.

우리 군 당국과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에 반발, 남남(南南) 갈등과 국제사회의 대북(對北) 제재 공조 와해 등을 노리고 무력시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1일 "물리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이번 발사는 이미 예견됐다는 것이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가 500~600㎞라는 점, 스커드 미사일 기지가 있는 황해북도 황주군 일대에서 발사된 점 등에 비춰보면 이날 발사된 2발의 탄도미사일은 사거리 500㎞의 스커드-C 계열 미사일로 추정된다. 개량형 스커드-ER(사거리 1000㎞)가 발사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북한은 지난 3월10일에도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 일대에서 원산 동북방 방향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스커드 추정) 2발을 발사했으며, 당시에도 비행거리는 500㎞로 전해졌다.

이날 발사된 나머지 1발의 노동미사일의 경우 발사 각도를 의도적으로 높여 비행거리를 줄이는 이른바 '고각(高角) 발사'였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2일 여섯 번째 시도 만에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화성-10, 사거리 3000~4000㎞)을 최고 고도 1400여㎞까지 고각 발사, 400여㎞ 비행에 성공한 바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3발 중 1발이 노동 계열의 미사일이라면, 그리고 그 노동 미사일이 500~600㎞를 날아갔다면, 그건 고각으로 발사했거나 연료를 의도적으로 줄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이 지난달 무수단에 이어 이날 노동미사일에 대해서도 고각 발사를 시도한 것은 사거리가 비교적 짧은 신형 300㎜ 방사포(사거리 200㎞)와 스커드 뿐만 아니라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노동 계열과 무수단 계열까지 총동원해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미사일 발사가 사드 배치 결정을 겨냥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실제로 황해북도 황주군에서 사드가 배치될 경북 성주군까지의 거리는 400여㎞로, 이날 발사된 탄도미사일 사정권에 들어간다.

이는 사드 배치 지역에 대한 타격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북한으로서는 "주한미군의 사드 체계가 배치된다 해도 우리의 군사적 능력은 건재하다"는 점을 대내외에 호언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아울러 사드가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을 막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는 평가도 있는 만큼, 이를 노리고 "사드 무용지물"을 주장하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

우리 군 당국 역시 "스커드 미사일은 비행 고도가 낮고, 비행 거리가 짧아 사드로서는 요격이 제한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사드 배치 지역을 넘어서는 사거리의 미사일을 통해 우리의 남부 지역에 대한 타격이 언제든 가능하다는 점을 과시할 수도 있다.

또한 소형화된 핵탄두 위협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이 소형화된 핵탄두를 스커드나 노동 계열의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3월 탄도미사일(스커드 추정) 발사 당시에도 "해외 침략 무력이 투입되는 적 지역의 항구들을 타격하는 것으로 가상해 목표 지역의 설정된 고도에서 핵 전투부(핵탄두)를 폭발시키는 사격 방법으로 진행됐다"면서 부산·포항·군산 등 한반도 남부권 항구들을 겨냥해 '핵탄두 소형화'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이와 함께 이날 발사된 3발이 각각 다른 목적과 방식으로 진행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3발이 각각 다른 목표를 가정해 발사됐거나 발사 방식이 각각 다를 수도 있다"면서 "사드 요격 고도(40~150㎞)를 피해기 위해 3발 중 한 발은 정상적으로, 다른 한 발은 고각(高角) 발사로, 나머지 한 발은 저각(低角) 발사를 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발사를 시작으로 군사적 긴장 수위를 높이는 무력시위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포병국 명의의 "물리적 대응" 조치가 이날 발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시 재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사일 발사뿐만 아니라 서해 NLL(북방한계선) 일대에서의 군사 도발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습적인 5차 핵실험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최근 개선되고 있는 북·중 관계를 감안하면 지금 당장 북한이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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